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사진)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세포 및 조직 투과성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데 우리 기술이 효과가 있는지 최종 검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가 4곳의 기술 검증
계약상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이 제약사는 자체 개발한 폐암, 췌장암, 대장암 항체신약 후보물질에 셀리버리를 포함한 4곳의 약물 전달 기술을 적용해 효과를 검증하는 실험을 하게 된다. 양사의 계약서에는 "셀리버리는 TSDT라는 플랫폼 기술이 있으며 우리는 항체를 이용해 셀리버리의 플랫폼 기술을 평가하기를 원한다"고 명시됐다.
조 대표는 "이 회사가 계약한 제3의 연구기관에서 FSA가 진행되고 우리가 할 일은 없다"며 "FSA 계약은 신약 개발 과정과 비교하면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 설명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는 오랜 시간에 걸쳐 FSA에 참여할 바이오 업체 4곳을 선정했다. 그는 "기술요약서, 특허, 논문 등 서류 검토와 관계자 대상 발표 등 대면평가를 거쳐 업체 4곳이 FSA 계약을 맺었다"며 "전 세계의 모든 약물 전달 기술을 10년간 스크리닝한 끝에 이들 업체를 선정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는 FSA를 거쳐 최종적으로 1개 기술을 선정해 암, 뇌질환, 자가면역질환 등 각종 신약후보물질의 효능을 높이는 데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약물 전달 기술이 적용된 후보물질마다 기술이전을 하게 된다"며 "미국의 RNAi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다이서나(Dicerna)의 경우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금 1200억원, 지분투자 1200억원, 후보물질 당 4200억원을 받는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TSDT만큼 뛰어난 기술 못 봐"
셀리버리의 TSDT 기술은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 들어 있는 세포 안으로 단백질, 항체 등 약리물질을 전송한다. 조 대표는 "항체를 포함한 바이오의약품의 한계는 혈관을 벗어나서 조직을 구성하는 세포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저분자화합물은 크기가 작지만 질병의 발생과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을 조절하는 기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약리물질에 세포막 투과 펩타이드(aMTD)를 붙이면 세포막을 뚫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문제가 생긴 세포에 집중된다"며 TSDT 기술을 소개했다. TSDT는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가장 어려운 장애물로 여겨지는 혈뇌장벽(BBB)를 통과하는 효율도 뛰어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FSA에 참여하는 나머지 3곳의 기업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면서도 "지금까지 20여 년 우리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매달려왔는데 이 기술만큼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직 못 봤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셀리버리는 FSA와 동일한 실험을 자체적으로 실시해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협상력을 높일 계획이다. 조 대표는 "우리도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자체 실험에서 우리 기술이 효과가 좋으면 이 결과를 가지고 글로벌 제약사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