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 "기꺼이 협력 의향"…7월말 이후 첫 만남, 전망은 '불투명'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이 미 워싱턴DC에서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협상을 위해 이날 오전 미 무역대표부(USTR)에 도착했다.

중국 대표단의 주요 구성원으로는 중산 상무부장(장관)과 이강 인민은행장, 닝지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이 포함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중국 측은 무역 수지, 시장 접근, 투자자 보호에 관해 미국과 기꺼이 협력할 의향이 있다"며 진심을 갖고 협상하러 왔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미 측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끌며 협상에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나는 내일(11일) 백악관에서 (류허) 부총리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중국과의 협상의 중요한 날(Big day)"이라며 "그들은 합의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나는?"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로이터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 사이의 새로운 자극제가 협상 진전에 대한 희망을 위협하는 가운데 미중 최고 무역 협상가들이 15개월간의 무역전쟁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기 위해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협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이 7일 개최한 실무협상에서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10∼11일로 예정된 협상 일정도 단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 협상단은 미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제, 중국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 등 미국이 설정한 핵심 협상의제의 논의를 회피했으며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와 지식재산권 보호 등 2개 의제에 주력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로이터도 미 상무부가 중국 신장 지역의 이슬람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침해를 언급하며 중국 기관과 기업 등 총 28곳을 제재 대상으로 올려 회담을 둘러싼 분위기가 더욱 안 좋아졌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에 더해 신장 문제와 관련된 중국 관리들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를 취했다.

USTR은 이달 15일부터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30%로 인상할 방침이다.

USTR은 오는 12월 15일에는 소비재가 대거 포함된 1천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