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의 회의체인 ‘정치협상회의’가 ‘반쪽’으로 시작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첫 회의에 불참해 잡음을 노출했다.

문 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심상정 정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첫 회동을 하고 현안을 논의했다. 정치협상회의는 ‘조국 블랙홀’에 빠져 실종된 의회 정치를 복원하자는 뜻에서 구성됐다. 사법개혁과 정치개혁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간 법안이 의제다.

지난 7일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 월례 오찬 모임인 초월회 참석을 거부했던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했지만, 황 대표는 당 행사를 이유로 불참했다. 황 대표는 전날 “난데없이 며칠 내 하자고 하면 무슨 회의가 되겠느냐”며 “제가 분명히 충분한 준비를 거쳐 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뺀 여야 4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패스트트랙 안건 등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단을 구성하는 데까진 합의했다. 그러나 황 대표가 불참하면서 구체적인 의제 협상으로 넘어가진 못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를 향해 “일구이언(一口二言)이 도를 넘고 있다”며 “국민 앞에서 철석같이 약속하고 막상 실행에 들어가면 여러 핑계를 대며 무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2차 회의 일정은 문 의장 해외 순방 이후인 오는 21일 이후로 잡힐 전망이다. 2차 회의에 황 대표가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황 대표도 오늘 일정이 안 맞아서 그런 것이지, 회의 자체에 대한 말씀은 없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