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경찰의 외국 수배자 체포가 불가능해져 치안 공백 우려가 일고 있다고 영국 언론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처드 마틴 영국경찰서장협의회 경무관은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영국 경찰의 유럽 체포영장 접근이 제한돼 영국 내 외국 수배자를 체포할 권한을 잃을 것이라고 밝혔다.

英경찰도 '노딜' 브렉시트 우려…"외국 수배자 체포 못해"
영국 경찰은 그 대신 법원의 체포 영장을 발부받는 번거로움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마틴 경무관은 설명했다.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경찰 측 대비 작업의 책임자인 그는 이 같은 법적인 허점을 메우라고 수개월째 정부에 요구해 왔으나, 브렉시트 기한을 3주도 남겨 놓지 않은 몇주 전에서야 겨우 관련법 초안이 마련된 형편이라고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EU와 브렉시트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오는 31일 무조건 EU를 떠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틴 경무관은 "이 문제는 노딜 브렉시트와 관련한 경찰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치안 공백을 막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작년의 경우 영국 경찰은 유럽체포영장에 의거, 유럽 다른 지역의 경찰이 수배령을 내린 용의자 1천400여 명을 영국 내에서 체포했다.

그러나, 노딜 브렉시트 때에는 영국 경찰은 유럽체포영장에 접근 권한을 잃고, 1957년 체결된 유럽범죄인도조약에 따른 인터폴의 적색수배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英경찰도 '노딜' 브렉시트 우려…"외국 수배자 체포 못해"
마틴 경무관은 "현시점에는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받는 사람의 체포에 필요한 국내법이 없는 까닭에 경찰은 해외 수배자 체포를 위해 판사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배된 범죄자들이 버젓이 눈앞에 있어도 그들을 붙잡아 놓을 근거가 없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내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최근 입안된 새 법안은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고도 인터폴 적색 수배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경찰에게 부여할 것"이라며 "이는 브렉시트의 결과와 상관없이 치안 역량 강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