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싸우지만 않으면 괜찮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미·중 무역협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빅딜(완전 타결)이냐, 스몰딜(일부 타결)이냐, 아니면 아예 노딜(결렬)이냐를 놓고 시장은 불안해하고 있다. ‘그럴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시장의 향배는 미국 중앙은행(Fed)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양적완화는 아니지만 곧 국채 매입을 재개하겠다는 말로 시장을 달랬다. 증시는 다행히 올랐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 때문에 미국 선물시장이 출렁거렸지만, 결국 회복됐다. 시장은 문제없이 흐르고 있다. 파월 의장이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얼마 전부터 Fed가 레포 자금을 공급한다는 기사가 여러 번 나왔다. 레포 자금은 아주 짧게 쓰는 단기 자금을 말한다, 금리는 2.0~2.5%에서 결정된다. 이 금리가 갑자기 10% 가까이 치솟았다.

이는 단기자금이 시장에서 확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Fed가 레포 금리를 잡기 위해 자금을 공급한 것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금리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이후 뉴욕연방은행에서 시장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같은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고 파월 의장이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식으로 자금을 공급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구체적인 금액이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메시지는 시장에 전해졌다. 좀처럼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사람인 만큼 이번 행동이 본격적인 양적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10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느 정도 이와 관련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을까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장에 불안감이 여전하다.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간이 없다’는 Fed의 깨달음은 결국 시장의 하락을 방어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물론 전제는 독자들이 이 글을 읽을 때 미·중 무역협상이 완전히 깨지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