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美·中 통화 스몰딜…원·달러 환율 '순간 폭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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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큰 폭 절상은 없을 듯
달러당 6.8위안대로 떨어질 때
원·달러 환율 1150원선 예상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달러당 6.8위안대로 떨어질 때
원·달러 환율 1150원선 예상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미·중 간 마찰은 달러 약세, 고관세 부과, 첨단기술 견제 순으로 숨 가쁘게 전개돼왔다. ‘팍스 시니카(중국몽)’ 시대를 꿈꾸고 있는 중국은 정면으로 대응해왔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번 밀리면 중국몽 실현은 한동안 멀어지기 때문이다.
결과는 양국 모두에 피해가 가는 네거티브 게임이다. 미국보다 피해가 큰 중국은 조만간 있을 3분기 성장률 발표에서 ‘바오류(6%)’가 붕괴될 위험에 놓여 있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지수는 ‘50’을 밑돌아 앞으로가 더 문제다. 올 2월 초 달러당 6.2위안 선까지 절상됐던 위안화 가치도 8월 이후에는 7위안 밑으로 절하됐다.
미국도 피해가 큰 것은 마찬가지다. 제조업지수는 2009년 6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달 말 발표될 3분기 성장률이 예상대로 2%를 밑돌면 경기침체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국 무역적자도 좀처럼 줄지 않아 트럼프 정부를 향한 비난이 나라 안팎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6월 정상회담 이후 중단 기간이 석 달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이제는 ‘루비콘강’을 건넌 게 아닌가 하는 비관론 속에 미국과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절충점 마련이 절실해서다. 특히 중국은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3차 보복관세가 부과되고,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라 100% 보복관세가 추가될 위기에 몰렸다.
스몰딜 확률이 높은 곳으로 환율 분야가 일찍부터 지목돼왔다. 위안화 평가절상에 미국과 중국이 필요성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학수고대해오던 관심사이자 숙제였다. 대중국 무역적자가 줄어들지 않는 한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도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위안화 국제화 과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을 통해 국제 위상을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중국몽을 실현하려면 안전통화로서 위안화 기능이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절상 폭을 어느 선까지 수용할 수 있느냐다. 스몰딜을 계기로 ‘제2 플라자 체제’를 둘러싼 기대가 일고 있지만 불가능하다. 미·일 간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플라자 체제 10년 동안 엔·달러 환율은 240엔대에서 무려 79엔대로 폭락했다.
스몰딜로 달러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순간 폭락(flash crash)’할 가능성이 있을까. 희박하다. 미국으로선 대폭적인 달러화 약세는 ‘득’보다 ‘실’이 크다. 수출입 구조가 ‘마셜-러너 조건’(외화표시 수출 수요의 가격탄력성+자국통화표시 수입 수요의 가격탄력성>1)을 충족하지 못해 무역적자 개선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도 성장률이 목표 하단선인 6%에 근접한 상황에서 대폭적인 위안화 강세를 수용하기는 힘들다.
수출채산성 모형, 경상수지 균형 모형, 환율구조 모형 등으로 위안화 가치의 적정 수준을 추정해보면 달러당 6.8위안 안팎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잘 반영하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으로 이 선을 겨냥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스위트 스폿이란 골프채에서 공이 맞았을 때 가장 멀리 나가는 핵심 부분을 말한다.
올 들어 상관계수가 0.8을 웃돌 만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심한 상황에서 위안·달러 환율이 6.8위안대로 떨어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1150원 안팎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포치(破七), 즉 ‘1달러=7위안’ 선이 뚫리자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로 달러를 집중적으로 사뒀던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스몰딜을 계기로 앞으로 미·중 간 협상이 순조로워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번 승기를 잡으면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감안할 때 이번 스몰딜을 계기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주도해나갈 것이란 근거에서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시진핑 굴욕’이라는 결정적인 부담이 있어 쉽게 수용하기 힘들 것이다.
세계 경제 주도권 싸움은 그 자체가 ‘타결’과는 거리가 먼 이분법 문제다. 양국 간 경제발전단계 차이가 워낙 커 어떤 방식을 동원한다 해도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줄어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4월 위안화 환율 조작 방지와 이행사무소 설치까지 합의해놓고 지키지 않은 전례를 근거로 ‘스몰딜’과 ‘이행’은 별개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결과는 양국 모두에 피해가 가는 네거티브 게임이다. 미국보다 피해가 큰 중국은 조만간 있을 3분기 성장률 발표에서 ‘바오류(6%)’가 붕괴될 위험에 놓여 있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지수는 ‘50’을 밑돌아 앞으로가 더 문제다. 올 2월 초 달러당 6.2위안 선까지 절상됐던 위안화 가치도 8월 이후에는 7위안 밑으로 절하됐다.
미국도 피해가 큰 것은 마찬가지다. 제조업지수는 2009년 6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달 말 발표될 3분기 성장률이 예상대로 2%를 밑돌면 경기침체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국 무역적자도 좀처럼 줄지 않아 트럼프 정부를 향한 비난이 나라 안팎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6월 정상회담 이후 중단 기간이 석 달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이제는 ‘루비콘강’을 건넌 게 아닌가 하는 비관론 속에 미국과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절충점 마련이 절실해서다. 특히 중국은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3차 보복관세가 부과되고,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라 100% 보복관세가 추가될 위기에 몰렸다.
스몰딜 확률이 높은 곳으로 환율 분야가 일찍부터 지목돼왔다. 위안화 평가절상에 미국과 중국이 필요성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학수고대해오던 관심사이자 숙제였다. 대중국 무역적자가 줄어들지 않는 한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도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위안화 국제화 과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을 통해 국제 위상을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중국몽을 실현하려면 안전통화로서 위안화 기능이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절상 폭을 어느 선까지 수용할 수 있느냐다. 스몰딜을 계기로 ‘제2 플라자 체제’를 둘러싼 기대가 일고 있지만 불가능하다. 미·일 간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플라자 체제 10년 동안 엔·달러 환율은 240엔대에서 무려 79엔대로 폭락했다.
스몰딜로 달러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순간 폭락(flash crash)’할 가능성이 있을까. 희박하다. 미국으로선 대폭적인 달러화 약세는 ‘득’보다 ‘실’이 크다. 수출입 구조가 ‘마셜-러너 조건’(외화표시 수출 수요의 가격탄력성+자국통화표시 수입 수요의 가격탄력성>1)을 충족하지 못해 무역적자 개선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도 성장률이 목표 하단선인 6%에 근접한 상황에서 대폭적인 위안화 강세를 수용하기는 힘들다.
수출채산성 모형, 경상수지 균형 모형, 환율구조 모형 등으로 위안화 가치의 적정 수준을 추정해보면 달러당 6.8위안 안팎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잘 반영하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으로 이 선을 겨냥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스위트 스폿이란 골프채에서 공이 맞았을 때 가장 멀리 나가는 핵심 부분을 말한다.
올 들어 상관계수가 0.8을 웃돌 만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심한 상황에서 위안·달러 환율이 6.8위안대로 떨어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1150원 안팎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포치(破七), 즉 ‘1달러=7위안’ 선이 뚫리자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로 달러를 집중적으로 사뒀던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스몰딜을 계기로 앞으로 미·중 간 협상이 순조로워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번 승기를 잡으면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감안할 때 이번 스몰딜을 계기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주도해나갈 것이란 근거에서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시진핑 굴욕’이라는 결정적인 부담이 있어 쉽게 수용하기 힘들 것이다.
세계 경제 주도권 싸움은 그 자체가 ‘타결’과는 거리가 먼 이분법 문제다. 양국 간 경제발전단계 차이가 워낙 커 어떤 방식을 동원한다 해도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줄어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4월 위안화 환율 조작 방지와 이행사무소 설치까지 합의해놓고 지키지 않은 전례를 근거로 ‘스몰딜’과 ‘이행’은 별개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