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비스 강타한 일본서 수십명 사망·실종…폭우에 열도 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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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강수량 1천300㎜…간토·도호쿠 지방 중심 1년 강수량 ⅓ 쏟아져
제방 24군데 붕괴·142개 하천 범람…침수·고립 속출·42만가구 정전
신칸센 대거 물에 잠겨…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수 경보 울리기도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강타해 수십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강물이 범람해 홍수 피해가 컸다.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2∼13일 일본 본토를 지나간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13일 오후 9시 기준 30명이 목숨을 잃고 15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177명으로 집계됐다.
집계가 진행함에 따라 사망자나 실종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강풍·폭우에 곳곳에서 사망 사고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의 아파트 1층이 침수돼 60대 남성이 숨졌으며, 지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 돌풍으로 차량이 옆으로 넘어져 차에 타고 있던 1명이 희생됐다. 도치기(회<又대신 万이 들어간 板>木)현 아시카가(足利)시에서는 13일 새벽 피난소를 향하던 승용차가 물에 잠겨 이 차에 타고 야마모토 도시코(山本紀子·85)씨가 목숨을 잃었다.
동승한 야마모토 씨의 남편과 장녀는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으나 야마모토 씨는 저체온증에 의한 급성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에서는 하천에서 성인 여성과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하기비스는 전날 저녁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한 뒤 밤새 수도권 간토(關東) 지방에 많은 비를 내리고는 도호쿠(東北) 지방을 거쳐 태평양 쪽 해상으로 빠져나가 이날 정오 온대성저기압으로 소멸했다. ◇ 기록적 폭우…이틀 만에 연 강수량 3분의 1 쏟아져
이번 태풍은 큰비를 동반했으며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이 큰 피해를 보았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중간 집계를 보면 12일 또는 13일까지 각 지역의 24시간 강수량(기상 레이더 등에 의한 해석치)은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富士宮市)시 1천300㎜,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箱根町) 1천㎜, 야마나시(山梨)현 후지요시다(富士吉田)시 900㎜ 등을 기록했다.
12일 오후 또는 13일 새벽까지 24시간을 분석한 것이라서 이번 태풍으로 인한 전체 강수량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NHK에 따르면 각지에서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가 하루, 이틀 사이에 쏟아졌다.
이날 새벽까지 48시간 동안 강수량은 시즈오카현 이즈(伊豆)시 이치야마(市山) 760㎜, 사이타마(埼玉)현 지치부(秩父)시 우라야마(浦山) 687㎜, 도쿄 히노하라무라(檜原村) 649㎜에 달했다.
또 미야기(宮城)현 마루모리마치(丸森町) 힛포(筆甫)에 24시간 동안 587.5㎜, 폐로 중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 가까운 후쿠시마현 가와우치무라(川內村) 441㎜, 이와테(岩手)현 후다이무라(普代村) 413㎜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들 지역은 모두 기상청의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제방 무너지고 강물 넘쳐…물바다 된 마을·주민 고립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하천 범람이 발생했다.
13일 오전 나가노(長野)현 나가노시를 흐르는 하천인 지쿠마가와(千曲川)의 제방이 70m 정도 무너지면서 인근 주택가가 침수됐다.
복지시설을 포함한 5개 시설에 고령자 약 360명이 고립된 상태로 남겨져 당국이 구조활동을 벌였다.
NHK가 헬기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제방의 터진 곳으로 흙탕물이 맹렬하게 흘러 들어가고 있고 일대가 물바다가 되면서 주택이 다수 침수됐다.
근처에 있는 JR히가시니혼(東日本)의 나가노 신칸센 차량 기지가 물에 잠기면서 이곳에 대기 중이던 고속철도 차량 10편(120량)이 침수됐다.
사이타마(埼玉)현 가와고에(川越)시의 한 노인요양시설은 인근을 흐르는 하천인 옷페가와(越邊川)가 범람하면서 이 시설에 머물던 고령자와 직원 등 220여명이 13일 물에 잠긴 건물에 고립되기도 했다.
경찰·소방대원 등이 출동해 보트 등을 이용해 전원 구조했다.
국토교통성은 13일 저녁 무렵을 기준으로 21개 하천의 24개 지점에서 제방이 붕괴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142개 하천에서 강물이 제방을 넘어 일대를 침수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 대규모 피난 명령·교통마비…日정부, 비상재해대책본부 설치
범람 위험이 커지면서 즉시 피난을 명령하는 피난 지시와 피난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권고의 대상자가 기록적으로 늘었다. 전날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187만 가구·397만명에 대해 피난 지시가, 408만 가구·908만명에 대해 피난 권고가 내려졌었다.
또 노약자에게 일찌감치 피난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준비도 4338만 가구·781만명을 대상으로 발표돼 피난 대상자가 2천만여 가구에 이르렀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오후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등의 13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경보 중 가장 높은 '폭우 특별 경보'를 발표했지만, 태풍의 세력이 약화하면서 이날 오전까지 모두 해제했다.
전날 대부분의 출발 항공기가 결항하고 도착 항공기의 착륙 제한 조치가 실시된 수도권 하네다(羽田) 공항과 나리타(成田) 공항은 이날 항공기 착륙은 재개됐지만 출발 항공기는 상당수 결항할 전망이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일본 전국의 국내선 항공기 818편의 결항이 결정됐다.
강풍과 폭우의 영향으로 전날 한때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42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태풍으로 13일 정오 현재 1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8만1천500가구 이상이 단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태풍으로 인해 전날 밤 도쿄만에 정박 중이던 파나마 선적 화물선이 침몰해 승조원 12명이 바다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이로 인해 1명이 숨졌다.
전날 오후 한때는 폐로가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오염수의 누수를 알리는 경보기가 울리는 일도 있었다.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 측은 빗물에 의한 오작동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오염 제거 작업으로 수거한 방사성 폐기물을 담은 자루들이 홍수로 인해 유실됐다. 앞서 15호 태풍 '파사이'로 인해 지바현 일대가 큰 피해를 본 터라 일본 정부는 바짝 긴장하고 대응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2일 "정부가 일체가 돼 인명을 제 일로 하는 재해응급대책에 전력으로 나서라"고 각 기관에 지시했으며 13일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일본 정부는 경찰, 소방대, 해상보안청, 자위대 등 11만명 이상을 투입해 구조 및 수색 활동을 벌였다.
/연합뉴스
제방 24군데 붕괴·142개 하천 범람…침수·고립 속출·42만가구 정전
신칸센 대거 물에 잠겨…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수 경보 울리기도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강타해 수십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에서 강물이 범람해 홍수 피해가 컸다.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2∼13일 일본 본토를 지나간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13일 오후 9시 기준 30명이 목숨을 잃고 15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177명으로 집계됐다.
집계가 진행함에 따라 사망자나 실종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강풍·폭우에 곳곳에서 사망 사고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의 아파트 1층이 침수돼 60대 남성이 숨졌으며, 지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 돌풍으로 차량이 옆으로 넘어져 차에 타고 있던 1명이 희생됐다. 도치기(회<又대신 万이 들어간 板>木)현 아시카가(足利)시에서는 13일 새벽 피난소를 향하던 승용차가 물에 잠겨 이 차에 타고 야마모토 도시코(山本紀子·85)씨가 목숨을 잃었다.
동승한 야마모토 씨의 남편과 장녀는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으나 야마모토 씨는 저체온증에 의한 급성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相模原)시에서는 하천에서 성인 여성과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하기비스는 전날 저녁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한 뒤 밤새 수도권 간토(關東) 지방에 많은 비를 내리고는 도호쿠(東北) 지방을 거쳐 태평양 쪽 해상으로 빠져나가 이날 정오 온대성저기압으로 소멸했다. ◇ 기록적 폭우…이틀 만에 연 강수량 3분의 1 쏟아져
이번 태풍은 큰비를 동반했으며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이 큰 피해를 보았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중간 집계를 보면 12일 또는 13일까지 각 지역의 24시간 강수량(기상 레이더 등에 의한 해석치)은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富士宮市)시 1천300㎜,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箱根町) 1천㎜, 야마나시(山梨)현 후지요시다(富士吉田)시 900㎜ 등을 기록했다.
12일 오후 또는 13일 새벽까지 24시간을 분석한 것이라서 이번 태풍으로 인한 전체 강수량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NHK에 따르면 각지에서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가 하루, 이틀 사이에 쏟아졌다.
이날 새벽까지 48시간 동안 강수량은 시즈오카현 이즈(伊豆)시 이치야마(市山) 760㎜, 사이타마(埼玉)현 지치부(秩父)시 우라야마(浦山) 687㎜, 도쿄 히노하라무라(檜原村) 649㎜에 달했다.
또 미야기(宮城)현 마루모리마치(丸森町) 힛포(筆甫)에 24시간 동안 587.5㎜, 폐로 중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 가까운 후쿠시마현 가와우치무라(川內村) 441㎜, 이와테(岩手)현 후다이무라(普代村) 413㎜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들 지역은 모두 기상청의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제방 무너지고 강물 넘쳐…물바다 된 마을·주민 고립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하천 범람이 발생했다.
13일 오전 나가노(長野)현 나가노시를 흐르는 하천인 지쿠마가와(千曲川)의 제방이 70m 정도 무너지면서 인근 주택가가 침수됐다.
복지시설을 포함한 5개 시설에 고령자 약 360명이 고립된 상태로 남겨져 당국이 구조활동을 벌였다.
NHK가 헬기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제방의 터진 곳으로 흙탕물이 맹렬하게 흘러 들어가고 있고 일대가 물바다가 되면서 주택이 다수 침수됐다.
근처에 있는 JR히가시니혼(東日本)의 나가노 신칸센 차량 기지가 물에 잠기면서 이곳에 대기 중이던 고속철도 차량 10편(120량)이 침수됐다.
사이타마(埼玉)현 가와고에(川越)시의 한 노인요양시설은 인근을 흐르는 하천인 옷페가와(越邊川)가 범람하면서 이 시설에 머물던 고령자와 직원 등 220여명이 13일 물에 잠긴 건물에 고립되기도 했다.
경찰·소방대원 등이 출동해 보트 등을 이용해 전원 구조했다.
국토교통성은 13일 저녁 무렵을 기준으로 21개 하천의 24개 지점에서 제방이 붕괴한 것으로 집계했다.
또 142개 하천에서 강물이 제방을 넘어 일대를 침수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 대규모 피난 명령·교통마비…日정부, 비상재해대책본부 설치
범람 위험이 커지면서 즉시 피난을 명령하는 피난 지시와 피난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권고의 대상자가 기록적으로 늘었다. 전날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187만 가구·397만명에 대해 피난 지시가, 408만 가구·908만명에 대해 피난 권고가 내려졌었다.
또 노약자에게 일찌감치 피난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준비도 4338만 가구·781만명을 대상으로 발표돼 피난 대상자가 2천만여 가구에 이르렀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오후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등의 13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경보 중 가장 높은 '폭우 특별 경보'를 발표했지만, 태풍의 세력이 약화하면서 이날 오전까지 모두 해제했다.
전날 대부분의 출발 항공기가 결항하고 도착 항공기의 착륙 제한 조치가 실시된 수도권 하네다(羽田) 공항과 나리타(成田) 공항은 이날 항공기 착륙은 재개됐지만 출발 항공기는 상당수 결항할 전망이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일본 전국의 국내선 항공기 818편의 결항이 결정됐다.
강풍과 폭우의 영향으로 전날 한때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42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후생노동성은 이번 태풍으로 13일 정오 현재 1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8만1천500가구 이상이 단수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태풍으로 인해 전날 밤 도쿄만에 정박 중이던 파나마 선적 화물선이 침몰해 승조원 12명이 바다에 빠지는 일도 있었다.
이로 인해 1명이 숨졌다.
전날 오후 한때는 폐로가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오염수의 누수를 알리는 경보기가 울리는 일도 있었다.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 측은 빗물에 의한 오작동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후쿠시마현 다무라(田村)시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오염 제거 작업으로 수거한 방사성 폐기물을 담은 자루들이 홍수로 인해 유실됐다. 앞서 15호 태풍 '파사이'로 인해 지바현 일대가 큰 피해를 본 터라 일본 정부는 바짝 긴장하고 대응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2일 "정부가 일체가 돼 인명을 제 일로 하는 재해응급대책에 전력으로 나서라"고 각 기관에 지시했으며 13일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일본 정부는 경찰, 소방대, 해상보안청, 자위대 등 11만명 이상을 투입해 구조 및 수색 활동을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