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조직원 억류 캠프서 785명 탈출...터기, 공격 중단 요구 비판

터키의 시리아 내 쿠르드족 공격으로 혼란에 빠진 `이슬람국가`(IS) 대원 가족 억류 캠프에서 13일(현지시간) 일부 구금자들이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 격퇴를 위한 `평화의 샘` 군사작전을 시작한 터키군은 작전 닷새째인 이날까지 시리아 내 요충지인 2개 도시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쿠르드 보안군이 지키던 시리아 북부 아인 이사(Ain Issa)의 IS 조직원 친인척 억류 캠프에서 785명이 탈출했다.

쿠르드 당국은 이날 성명에서 친(親)터키계 용병들이 IS 가족들이 억류돼 있는 캠프를 포격했으며 이후 캠프 내 `IS 세력`이 경비원들을 공격해 문을 열고 도주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쿠르드 당국의 성명을 인용해 950명의 IS 지지자들이 캠프 경비원들을 공격해 출입문을 부순 뒤 탈출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 공군기들이 이날 캠프 인근 마을들을 공습했다"면서 "친터키계 시리아 반군과 쿠르드 민병대 간의 교전이 벌어진 뒤 캠프 억류자들이 탈출했다"고 소개했다.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약 35km 떨어진 아인 이사의 캠프에는 IS 대원 부인 1천여명과 그들의 자녀 등을 포함해 1만2천여명이 구금돼 있었다고 AP 통신은 소개했다.

국제동맹군의 시리아 내 IS 퇴치 작전에서 지상군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쿠르드 민병대는 그동안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포로로 붙잡은 IS 대원과 그 가족들을 억류하는 캠프들을 유지해 왔다.

터키의 군사작전이 시작된 이후 일각에선 IS 퇴치에 앞장서 온 쿠르드 민병대가 공격을 받으면서 IS 세력이 구금 시설에서 탈출하거나 활동을 확대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터키는 앞서 9일 자국 국경에 접한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 민병대 조직 인민수비대(YPG) 등을 격퇴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 침공 작전을 개시했다.

터키는 YPG를 자국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지부로 간주하면서 이들이 국경 지역의 최대 안보 위협 요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과 친터키 시리아 반군이 이날 탈 아비아드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작전 닷새째인 오늘 터키군과 자유시리아군(FSA)이 라스 알-아인과 인접한 4개 마을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고, 탈 아비아드를 포위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은 "누구도 위협으로 터키를 돌아서게 할 수는 없다"면서 터키에 군사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 수출 중단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한 서방 국가들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전하면서 독일이 터키에 무기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일부 국가들이 터키와 쿠르드 간의 협상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테러리스트들과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고 일축하면서 "평화의 샘 작전으로 우리는 (시리아 북동부에) 폭 30~35km의 안전지대를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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