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北시리아서 1000명 철수 준비…"사실상 전장서 모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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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지시"…전쟁범죄 질문에 "그런 것 같다"
철수 미군 행선지 의견 분분…미국·시리아 안전지역·인접국 관측 갈려
美, 달러거래 중단 등 터키 제재 엄포…'동맹 배신' 비판 이어질듯
미국은 13일(현지시간)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공격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다른 지역으로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내 미군이 대부분 북부에 배치돼 있어 이번 조치는 미 정부가 시리아의 미군 전체를 전장에서 빼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이 쿠르드를 배신했다는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고위 인사들은 이날도 터키의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경제 제재 엄포를 놨지만 미군의 철수가 터키에 길을 터준 것이라는 비판 역시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北시리아서 전부 철수…트럼프 전날 지시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 탈 아비아드와 라스 알-아인에서 50명의 병력에 이은 세 번째 철수로, 북부 시리아의 아인 이사에 있던 소규모 미군 부대가 이날 전초기지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상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철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터키가 당초 계획보다 더 남쪽, 또 서쪽으로 공격할 의향을 갖고 있고,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이 시리아 정부, 러시아와 협의해 터키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북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이 터키와 쿠르드 군대 사이에 갇혀버리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CBS 사회자가 터키의 쿠르드에 대한 일부 조치를 전쟁범죄로 묘사하자 "그런 것 같다"고 동조한 뒤 "터키에 의해 초래된 매우 끔찍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터키 국경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전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매우 현명한 일"이라며 미군 철수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미 언론은 시리아 주둔 미군 1천명중 대다수가 북부에 주둔해 이들이 철수할 경우 사실상 모든 미군이 전장에서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철수 미군 어디로…미국·시리아 남부·이라크 의견 분분 = 철수하는 미군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필요성을 꾸준히 거론한 가운데 일부 또는 전부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시리아 전체가 아닌 북부 시리아에서의 철수라고 일단 언급했지만 철수 미군의 배치 지역은 말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관리들을 인용한 언론 보도도 관측이 엇갈린다.
한 관리는 WP에 미군 1천명이 모두 귀국할지 분명치 않다면서 일부는 더 안전한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예상했고, 또다른 관리는 미군이 새로운 기지를 건설할 가능성이 낮아 사실상 1천명 모두 본국으로 돌아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며칠 간 부대를 어떤 순서로, 어디에 배치할지 평가를 거칠 것이라면서 일부는 아라크나 요르단으로, 다른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가거나 유럽에 배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철수 완료 시기로는 NYT가 10월말이라고 예상했고, CNN은 며칠에서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봤다. ◇美 군사개입 대신 터키 경제제재 또 압박 =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개입 대신 경제 제재 카드를 통해 터키를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가 군사작전 과정에서 인종·종교적 소수집단을 겨냥할 경우 터키 정부 당국자들을 응징할 새로운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므누신 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모든 달러 거래 중단을 포함해 터키에 신속히 제재를 부과할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즉각 제재 부과를 통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들 제재가 소규모로 시작될 수 있겠지만, 터키의 경제를 파괴할 최대 압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미 의회에서 제재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한 뒤 "재무부도 준비가 돼 있다", "터키는 그렇게(제재부과) 하지 말 것을 요청해 왔다.
채널 고정!"이라고 강조했다.
◇北시리아 철수 결정에 비판론 계속 = 북부 시리아에서 미군 병력 철수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미국을 도운 쿠르드를 배신하는 처사이자 IS의 재건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비판론 역시 이어지고 있다.
CBS는 "미군의 이동은 터키 정부에 선물이지만 수년간 미군과 함께 싸운 쿠르드에게는 냉혹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또 쿠르드는 물론 공화당 중진 의원들도 미군 철수가 정치적 상황이 변할 경우 미국이 동맹을 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에스퍼 장관이 쿠르드가 시리아 정부, 러시아와 협력해 터키 반격을 준비 중이라고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미국과 쿠르드가 전장에서 얻은 이득을 러시아와 시리아에 양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철수 미군 행선지 의견 분분…미국·시리아 안전지역·인접국 관측 갈려
美, 달러거래 중단 등 터키 제재 엄포…'동맹 배신' 비판 이어질듯
미국은 13일(현지시간)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공격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다른 지역으로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내 미군이 대부분 북부에 배치돼 있어 이번 조치는 미 정부가 시리아의 미군 전체를 전장에서 빼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이 쿠르드를 배신했다는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고위 인사들은 이날도 터키의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경제 제재 엄포를 놨지만 미군의 철수가 터키에 길을 터준 것이라는 비판 역시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北시리아서 전부 철수…트럼프 전날 지시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 탈 아비아드와 라스 알-아인에서 50명의 병력에 이은 세 번째 철수로, 북부 시리아의 아인 이사에 있던 소규모 미군 부대가 이날 전초기지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상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철수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터키가 당초 계획보다 더 남쪽, 또 서쪽으로 공격할 의향을 갖고 있고,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이 시리아 정부, 러시아와 협의해 터키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북시리아에 주둔한 미군이 터키와 쿠르드 군대 사이에 갇혀버리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CBS 사회자가 터키의 쿠르드에 대한 일부 조치를 전쟁범죄로 묘사하자 "그런 것 같다"고 동조한 뒤 "터키에 의해 초래된 매우 끔찍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터키 국경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전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매우 현명한 일"이라며 미군 철수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미 언론은 시리아 주둔 미군 1천명중 대다수가 북부에 주둔해 이들이 철수할 경우 사실상 모든 미군이 전장에서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철수 미군 어디로…미국·시리아 남부·이라크 의견 분분 = 철수하는 미군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필요성을 꾸준히 거론한 가운데 일부 또는 전부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시리아 전체가 아닌 북부 시리아에서의 철수라고 일단 언급했지만 철수 미군의 배치 지역은 말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관리들을 인용한 언론 보도도 관측이 엇갈린다.
한 관리는 WP에 미군 1천명이 모두 귀국할지 분명치 않다면서 일부는 더 안전한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예상했고, 또다른 관리는 미군이 새로운 기지를 건설할 가능성이 낮아 사실상 1천명 모두 본국으로 돌아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며칠 간 부대를 어떤 순서로, 어디에 배치할지 평가를 거칠 것이라면서 일부는 아라크나 요르단으로, 다른 일부는 미국으로 돌아가거나 유럽에 배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철수 완료 시기로는 NYT가 10월말이라고 예상했고, CNN은 며칠에서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봤다. ◇美 군사개입 대신 터키 경제제재 또 압박 = 트럼프 행정부는 군사 개입 대신 경제 제재 카드를 통해 터키를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가 군사작전 과정에서 인종·종교적 소수집단을 겨냥할 경우 터키 정부 당국자들을 응징할 새로운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므누신 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모든 달러 거래 중단을 포함해 터키에 신속히 제재를 부과할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즉각 제재 부과를 통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들 제재가 소규모로 시작될 수 있겠지만, 터키의 경제를 파괴할 최대 압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미 의회에서 제재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한 뒤 "재무부도 준비가 돼 있다", "터키는 그렇게(제재부과) 하지 말 것을 요청해 왔다.
채널 고정!"이라고 강조했다.
◇北시리아 철수 결정에 비판론 계속 = 북부 시리아에서 미군 병력 철수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미국을 도운 쿠르드를 배신하는 처사이자 IS의 재건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비판론 역시 이어지고 있다.
CBS는 "미군의 이동은 터키 정부에 선물이지만 수년간 미군과 함께 싸운 쿠르드에게는 냉혹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또 쿠르드는 물론 공화당 중진 의원들도 미군 철수가 정치적 상황이 변할 경우 미국이 동맹을 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에스퍼 장관이 쿠르드가 시리아 정부, 러시아와 협력해 터키 반격을 준비 중이라고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미국과 쿠르드가 전장에서 얻은 이득을 러시아와 시리아에 양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