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로봇'의 진화…엘리베이터 타고, 두 발로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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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딜리 타워' 배치
주문자 있는 층까지 로봇이 배달
포드, 2족 보행 로봇 '디지트' 선봬
주문자 있는 층까지 로봇이 배달
포드, 2족 보행 로봇 '디지트' 선봬
배달 로봇이 진화하고 있다. 바퀴가 달린 차량 형태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최근에 공개된 로봇들은 두 발로 걷고 엘리베이터도 탄다. 업계에서는 배달원들의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는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보고 있다. 로봇의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까지 떨어지면 굳이 사람을 고용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엘리베이터 정복한 배달 로봇
‘배달의 민족’ 브랜드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배달 로봇인 ‘딜리 타워’ 두 대를 비치했다. 회사 직원이 사무실로 음식을 시키고 배달원이 건물 입구에 들어오는 것까지는 기존 배달 과정과 동일하다.
다만 배달원의 역할은 1층에서 끝난다. 대기 중인 딜리 타워에 음식을 넣고 층수와 배달번호를 입력하면 딜리 타워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딜리 타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 주문자가 있는 층까지 이동해 배달 업무 마지막 단계를 수행한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로봇과 엘리베이터의 관제 시스템을 연동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엘리베이터 제조사와 협력해 딜리 타워가 엘리베이터를 원격으로 호출하고 타고 내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짝수와 홀수, 저층과 고층 등으로 나눠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구분해서 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로봇 기술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배달원이 로봇에 음식을 싣고 다시 오토바이에 오르는 데까지 8~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배달 서비스가 가능해 배달원의 수입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도 로봇 배달이 반갑다. 낯선 사람이 사무실로 들어올 때 생길 수 있는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기업 사무실과 주상복합단지, 쇼핑몰, 영화관 등과 협업해 딜리 타워를 보급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작품은 딜리 타워만이 아니다. 이미 실내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와 ‘딜리 플레이트’ ‘딜리 슬라이드’ 등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자율주행 서빙 로봇과 QR코드로 주문하는 배민오더 등의 기술을 적용한 식당도 열었다. 서울 방이동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리고키친’에선 사람 직원을 만날 일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차기작은 요리 로봇이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가 이끄는 미국 UCLA 산하 로봇 연구소 로멜라(RoMeLa)가 기술 개발 파트너다.
두 발로 걷는 배달로봇도 등장
해외에선 아마존의 자율주행 택배 배달 로봇 ‘스카우트’가 유명하다. 소형 냉장고 크기로 제작된 차량형 로봇으로 사람이 걷는 속도로 인도를 주행한다. 보행자와 장애물을 감지해 알아서 경로를 바꾼다.
최근엔 스카우트보다 진일보한 배달 로봇이 등장했다. 미국 로봇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어질리티로보틱스는 최근 포드와 손잡고 개발한 2족 보행 로봇 ‘디지트’ 영상을 공개했다. 포드의 자율주행차가 디지트를 태워 이동하고, 배달 장소 인근에 내린 디지트가 물건을 문 앞까지 배달하는 게 영상의 내용이다.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은 무게가 18㎏이다. 자율주행차에 이은 ‘라스트 마일’을 책임지기 위해 개발됐다.
디지트의 장점은 지형의 구애를 덜 받는다는 데 있다. 라이다를 비롯한 각종 센서가 적용돼 장애물을 스스로 피해 간다. 아마존의 스카우트와 같은 차량 형태 로봇은 불가능한 계단 오르기도 사람의 도움 없이 척척 해낸다.
기술적 완성도는 상당하지만 상용화엔 시간이 좀 더 덜릴 전망이다. 한 달에 생산할 수 있는 로봇이 몇 대 되지 않아서다. 보행 중 넘어져 물건을 파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엘리베이터 정복한 배달 로봇
‘배달의 민족’ 브랜드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7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배달 로봇인 ‘딜리 타워’ 두 대를 비치했다. 회사 직원이 사무실로 음식을 시키고 배달원이 건물 입구에 들어오는 것까지는 기존 배달 과정과 동일하다.
다만 배달원의 역할은 1층에서 끝난다. 대기 중인 딜리 타워에 음식을 넣고 층수와 배달번호를 입력하면 딜리 타워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딜리 타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 주문자가 있는 층까지 이동해 배달 업무 마지막 단계를 수행한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로봇과 엘리베이터의 관제 시스템을 연동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엘리베이터 제조사와 협력해 딜리 타워가 엘리베이터를 원격으로 호출하고 타고 내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짝수와 홀수, 저층과 고층 등으로 나눠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구분해서 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로봇 기술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배달원이 로봇에 음식을 싣고 다시 오토바이에 오르는 데까지 8~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배달 서비스가 가능해 배달원의 수입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도 로봇 배달이 반갑다. 낯선 사람이 사무실로 들어올 때 생길 수 있는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기업 사무실과 주상복합단지, 쇼핑몰, 영화관 등과 협업해 딜리 타워를 보급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작품은 딜리 타워만이 아니다. 이미 실내 자율주행 서빙 로봇 ‘딜리’와 ‘딜리 플레이트’ ‘딜리 슬라이드’ 등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자율주행 서빙 로봇과 QR코드로 주문하는 배민오더 등의 기술을 적용한 식당도 열었다. 서울 방이동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메리고키친’에선 사람 직원을 만날 일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차기작은 요리 로봇이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가 이끄는 미국 UCLA 산하 로봇 연구소 로멜라(RoMeLa)가 기술 개발 파트너다.
두 발로 걷는 배달로봇도 등장
해외에선 아마존의 자율주행 택배 배달 로봇 ‘스카우트’가 유명하다. 소형 냉장고 크기로 제작된 차량형 로봇으로 사람이 걷는 속도로 인도를 주행한다. 보행자와 장애물을 감지해 알아서 경로를 바꾼다.
최근엔 스카우트보다 진일보한 배달 로봇이 등장했다. 미국 로봇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어질리티로보틱스는 최근 포드와 손잡고 개발한 2족 보행 로봇 ‘디지트’ 영상을 공개했다. 포드의 자율주행차가 디지트를 태워 이동하고, 배달 장소 인근에 내린 디지트가 물건을 문 앞까지 배달하는 게 영상의 내용이다.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은 무게가 18㎏이다. 자율주행차에 이은 ‘라스트 마일’을 책임지기 위해 개발됐다.
디지트의 장점은 지형의 구애를 덜 받는다는 데 있다. 라이다를 비롯한 각종 센서가 적용돼 장애물을 스스로 피해 간다. 아마존의 스카우트와 같은 차량 형태 로봇은 불가능한 계단 오르기도 사람의 도움 없이 척척 해낸다.
기술적 완성도는 상당하지만 상용화엔 시간이 좀 더 덜릴 전망이다. 한 달에 생산할 수 있는 로봇이 몇 대 되지 않아서다. 보행 중 넘어져 물건을 파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