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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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스몰딜에 합의했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화학, 철강 등 경기 민감주와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반도체 등이 주목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10~11일 미국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스몰딜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은 이달 15일 예정된 중국산 수입품 2500억 달러에 대한 5%포인트 추가 관세 인상을 유예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품을 400~500억 달러 구매하기로 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한의 합의에 그쳤다는 점은 아쉽지만 미국 측이 이번 합의에 이어 2단계 협상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발(發) 긍정적 소식도 날아들었다.

Fed는 15일(현지시간)부터 국채 매입에 착수하기로 했다. 먼저 내달 중순까지 한 달 간 600억 달러 규모의 1년물 이하 단기 국채를 사들이기로 했다. 이후 내년 2분기까지 채권 매입을 지속하되 매입 규모는 추후 정하기로 했다. 환매조건부채권(Repo) 운영도 내년 1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하루짜리 레포를 750억 달러 한도로 운용한다.

Fed는 대규모 양적완화(QE)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양적완화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무역분쟁의 불확실성과 Fed의 유동성 공급 확대는 달러 약세를 유발, 국내 증시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될 여지가 있다"며 "최근 수개월 간 외국인 매수세가 정체돼 왔기 때문에 반등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스몰딜로 경기민감형 가치주와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중 합의로 당분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화학, 철강, 건설, 은행 등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Fed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순매수 확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 최근 1개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IT와 조선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이슈가 완전히 소멸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협상에서 중국의 농산물 수출 확대를 제외하면 구체적 합의가 없었고 지적 재산권, 기술이전, 환율 조작 등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며 "미중 간 근본적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예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