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봉 시장 "여수시가 부지 제공해야"…시의회 "국가시설에 부지 제공 부당"

전남 여수시가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 부지 제공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권오봉 전남 여수시장은 "여수박람회장 활성화를 위해 박람회장 내에 국립해양기상과학관을 반드시 건립해야 하고, 우리 시가 부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14일 주장했다.

여수시-의회, 국립해양기상과학관 부지 제공 '이견'
권 시장은 이날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을 촉구하는 시민 청원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국비 확보를 위해 시의회가 부지 매입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의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수시는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 부지를 여수박람회장 아쿠아리움 옆 5천㎡를 정하고 매입 예산 70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보고했다.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국가시설물인 기상과학관 건립을 위해 시가 부지를 제공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부결했다.

권 시장은 "시의회가 공유재산관리계획을 부결하는 과정에서 뭔가 오해가 있었다"며 "박람회재단으로부터 부지를 무상으로 받아야 한다는 논리도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존에 있는 기상과학관 5개 모두 해당 지자체가 부지를 제공한 점을 고려하면 시가 제공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해양기상과학관은 시민사회가 기다리던 대표적 공익사업인 만큼 국가 예산을 확보해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명제다"고 강조했다.

국립해양기상과학관은 지상 2층, 3천㎡ 규모로 태풍·집중호우·해일 등 자연재해의 해상관측과 체험, 교육시설이 들어선다.

사업비는 부지비를 제외하고 26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가 여수시의 부지 매입에 제동을 걸자 여수시가 운영하는 '열린 시민청원'에는 "국립해양기상과학관을 건립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청원 성립 기준인 300명을 넘은 455명이 서명했다.

여수시와 의회는 주요 현안마다 충돌하면서 여수시의 주요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수시가 돌산읍 진모지구에 영화세트장을 건립하겠다며 기반 정비예산 18억원을 편성했으나 3억원만 반영됐다.

최근에는 여수시가 검은 모래 해변으로 유명한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사업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시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