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이 자치권을 놓고 대립했던 ‘어제의 적’ 시리아 정부와 손을 잡았다. 동맹이었던 미국이 시리아 북부에서 철군을 선언한 직후 터키군의 거센 공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아 쿠르드족과 함께 터키군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쿠르드족 주력인 시리아민주군(SDF)은 전날 시리아 정부군을 쿠르드족 자치 영토 내에 들여 시리아와 터키 사이 국경 지대에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시리아 정부군이 북부 하사카주와 알라카주로 이동해 터키군과 맞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그간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군사 지원을 해온 러시아도 쿠르드족을 돕게 됐다.

이번 합의는 이 지역 동맹 관계에서 큰 변화다. 시리아 정부는 그간 SDF를 반군으로 간주했다. APF통신은 쿠르드족이 시리아 정부의 도움을 얻기 위해 자치권과 관련해 양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쿠르드족이 미국 대신 미국과 대립한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며 “이 일대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