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인수자금으로 재무리스크 해소…넷마블, 非게임 분야 깜짝 투자

웅진그룹이 14일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하면서 게임과 렌털업계에 상당 부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는 게임과 렌털업체의 첫 결합이라는 점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웅진그룹에 따르면 그룹 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웅진코웨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했다.

넷마블도 "웅진코웨이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매각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렌털업계에선 웅진그룹이 또 다른 입찰자였던 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보다 넷마블을 선호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웅진그룹이 본입찰 마감 후 4일 만엔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한 것은 이런 선호가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평가다.

웅진이 신속하게 넷마블을 선정한 데에는 또 외국계 투자자에게 회사를 넘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재무 리스크로 재인수 3개월 만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해야 했던 웅진그룹으로선 현금 보유량만 2조원에 달하는 넷마블이 매력적인 인수 대상자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외국계보다는 국내 투자자가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회사 내 공감대였다"면서 "넷마블이 제시한 1조8천500억원대 인수금액이 현실화하면 부채를 상환하고도 3천억원이 넘는 현금 보유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넷마블도 렌털업계 1위인 웅진코웨이 인수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가전제품 등 모든 장치를 정보통신(IT) 기술로 연결해 제어하는 스마트홈의 성장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을 웅진코웨이 렌털 기기에 적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 넷마블의 청사진이다.
아울러 매일 일정 금액을 내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구독경제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인수를 이끌었다.

넷마블 서장원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회의통화)에서 "성장 중인 플랫폼형 구독경제 사업자 인수로 넷마블의 사업 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AI·빅데이터 등 넷마블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코웨이는 스마트홈 구독경제 시장의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는 재무리스크가 큰 웅진그룹이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넷마블 모두에게 윈윈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게임산업 고객이 렌털 등 스마트홈 고객으로 전환될지는 아직 미지수라 불확실성은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