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사찰요리 전수받은 호주 스타 요리사
“긴 역사 속에서 축적된 한국 음식문화의 깊이를 다시금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한식 재료를 활용해 더 깊이있는 요리를 만들어 호주에서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호주를 대표하는 피터 길모어 셰프(사진)는 14일 서울 강남대로 한식진흥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식과 전통주를 맛본 뒤 이렇게 말했다. 길모어 셰프는 시드니의 고급 레스토랑 베네롱(Bennelong)의 책임요리사로, 호주의 대표적인 푸드 잡지 굿푸드에서 ‘올해의 호주 셰프’로 선정되기도 했다.

길모어 셰프는 2016년 한국의 전통 장을 시식한 뒤 “오랜 시간이 빚어내는 깊은 맛”에 매료됐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전통 장을 활용한 메뉴를 레스토랑에 도입했다. 지금도 발효식초, 조청, 감태 등 한국 전통 식재료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길모어 셰프는 KOTRA의 초청으로 지난 6일 방한한 뒤 전국 곳곳을 돌며 분야별 명인을 만났다. 경기 용인에선 권기옥 명인의 장 담그는 법을 봤으며, 전남 진도에선 해조류가 어떻게 채집되는지 눈으로 확인했다. 내장산 백양사에선 정관스님의 사찰요리 조리법도 전수받았다.

KOTRA 관계자는 “길모어 셰프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한국 전통 식자재 제조기업 6곳을 방문했다”며 “길모어 셰프를 통해 한국 식자재에 대한 호주와 세계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로의 한국 농·축산물 수출은 1억4000만달러(약 1660억원)로 10년 전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