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트렌드를 반영해 롯데백화점과 협업하면 좋을 것 같은 명품 브랜드 한 개를 선정해 (사업을) 기획하시오.’

롯데백화점이 지난 14일 하반기 롯데그룹 신입 공개채용 공고 때 상품기획자(MD) 직군 지원자에게 준 과제다. 이 질문에는 롯데의 고민이 그대로 담겨 있다. 롯데 공채 시험문제로 계열사의 고민을 들여다봤다.

우선 백화점. 올 상반기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명암은 엇갈렸다. 대형마트는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백화점은 상당한 이익을 냈다. 실적을 받쳐준 것은 해외 명품 판매였다.

그래도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은 여전히 숙제를 안고 있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엔 아직 에르메스가 없다. 프랑스 명품 ‘고야드’는 롯데 어떤 점포에서도 볼 수 없다. 신세계와 갤러리아에서만 볼 수 있다. 이 고민이 신입사원 공채 문제에 녹아 있다.

롯데슈퍼는 ‘무료배송, 새벽배송 등 기존 서비스 외에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기획하라’는 주제를 던졌다. 이는 롯데슈퍼의 가장 큰 현안이기도 하다. 롯데슈퍼는 전날 오후 10시까지 구매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과 오후 9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당일 밤 12시까지 받을 수 있는 야간배송을 모두 도입했다. 경영진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싶어 한다.

롯데닷컴을 운영하는 롯데e커머스는 경쟁사를 적시하기도 했다. ‘마켓컬리, 쿠팡프레시, 이마트 등을 중심으로 식품 대전이 한창이다. 롯데e커머스가 제공할 수 있는 식품 특화서비스를 제시하라’는 과제를 줬다. 롯데는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공채 서류 접수를 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