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요구에 귀 기울이는 日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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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재키 웡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재키 웡 <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 >
일본 주식시장은 과거 10년간 미국을 제외한 모든 선진국 시장을 앞질렀다. 일본 경제성장률이 높았기 때문에 앞지른 것은 아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일본식 기준으로는 탄탄하지만, 다른 국가의 시각으로는 훌륭한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지난 몇 년에 걸쳐 일본 정부가 추진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이제 뚜렷한 개선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기업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데 더욱 적극적이다. 조용한 일본 투자자들도 이제 주주행동주의(투자자들이 기업에 경영 개혁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를 받아들이고 있다.
홍콩에 있는 투자분석업체 CLSA의 일본 투자전략가 니컬러스 스미스에 따르면 도쿄증시 주가지수(TOPIX) 구성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9월 말 기준 전년 대비 164%나 급증했다. 일본 기업들이 주주에게 더 많은 현금을 돌려줄 마음이 진심으로 있다면,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상장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부채 비율도 미국과 유럽연합(EU) 기업 수준을 크게 밑돈다.
일본 기업 주주 이익 보호 나서
부동산 전문 투자기업 스타아시아그룹은 8월 말 부동산 투자신탁인 사쿠라종합리츠 투자법인을 인수, 일본 리츠 부문에서 최초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TOPIX 리츠지수는 8월 초부터 15% 가까이 올랐다. 9월에는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글로벌 금리 하락도 있지만, 경쟁이 심한 업계 재편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한다. 이것이 투자자의 인수 의욕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리츠 평가가치의 개선은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결실을 볼 때 일어날 수 있는 한 사례에 불과하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주주들은 일반적으로 목소리를 키우는 일에 대한 공감도가 커져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6월 개최한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20% 이상 지지를 받은 주주제안 비율은 지난해 20%에서 30%로 상승했다. 불과 2년 전 이 비율은 12%에 그쳤다.
욕실 및 주방용품 제조업체 릭실그룹에서는 해임된 최고경영자(CEO)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아 6월 복귀했다. 미국 헤지펀드인 밸류액트(ValueAct)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올림푸스의 이사직을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 펀드가 일본 기업의 이사직을 차지하는 건 매우 드문 사례다.
주주 제안도 크게 늘어
물론 행동주의자들이 원하던 모두를 얻는 것은 아니다. 미국 투자자 대니얼 로브가 이끌고 있는 미국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소니에 반도체 부문의 스핀오프(분리·독립)를 강요했지만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빈손으로 떠난 것은 아니다. 소니는 18억5000만달러(약 2조원)의 자사주 매입과 보유 중인 올림푸스 주식 5%의 매각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10월 1일 부가가치세를 10%로 인상했다. 개인 소비가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일반 경제와 다르다. 일본 주식투자자는 지배구조 개혁이라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과실을 통해 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재키 웡 칼럼니스트가 기고한 칼럼 ‘Corporate Japan Learns to Love It’s Shareholders’ 를 정리한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독점제휴
하지만 지난 몇 년에 걸쳐 일본 정부가 추진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은 이제 뚜렷한 개선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기업은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데 더욱 적극적이다. 조용한 일본 투자자들도 이제 주주행동주의(투자자들이 기업에 경영 개혁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를 받아들이고 있다.
홍콩에 있는 투자분석업체 CLSA의 일본 투자전략가 니컬러스 스미스에 따르면 도쿄증시 주가지수(TOPIX) 구성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9월 말 기준 전년 대비 164%나 급증했다. 일본 기업들이 주주에게 더 많은 현금을 돌려줄 마음이 진심으로 있다면,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상장기업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부채 비율도 미국과 유럽연합(EU) 기업 수준을 크게 밑돈다.
일본 기업 주주 이익 보호 나서
부동산 전문 투자기업 스타아시아그룹은 8월 말 부동산 투자신탁인 사쿠라종합리츠 투자법인을 인수, 일본 리츠 부문에서 최초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TOPIX 리츠지수는 8월 초부터 15% 가까이 올랐다. 9월에는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글로벌 금리 하락도 있지만, 경쟁이 심한 업계 재편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한다. 이것이 투자자의 인수 의욕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리츠 평가가치의 개선은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결실을 볼 때 일어날 수 있는 한 사례에 불과하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주주들은 일반적으로 목소리를 키우는 일에 대한 공감도가 커져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6월 개최한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20% 이상 지지를 받은 주주제안 비율은 지난해 20%에서 30%로 상승했다. 불과 2년 전 이 비율은 12%에 그쳤다.
욕실 및 주방용품 제조업체 릭실그룹에서는 해임된 최고경영자(CEO)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아 6월 복귀했다. 미국 헤지펀드인 밸류액트(ValueAct)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올림푸스의 이사직을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 펀드가 일본 기업의 이사직을 차지하는 건 매우 드문 사례다.
주주 제안도 크게 늘어
물론 행동주의자들이 원하던 모두를 얻는 것은 아니다. 미국 투자자 대니얼 로브가 이끌고 있는 미국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소니에 반도체 부문의 스핀오프(분리·독립)를 강요했지만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빈손으로 떠난 것은 아니다. 소니는 18억5000만달러(약 2조원)의 자사주 매입과 보유 중인 올림푸스 주식 5%의 매각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10월 1일 부가가치세를 10%로 인상했다. 개인 소비가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일반 경제와 다르다. 일본 주식투자자는 지배구조 개혁이라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과실을 통해 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재키 웡 칼럼니스트가 기고한 칼럼 ‘Corporate Japan Learns to Love It’s Shareholders’ 를 정리한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독점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