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峨山상 대상에 이석로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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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같은 빈민촌 환자들
25년 봉사 힘됐죠"
아산사회복지재단 수상자 선정
25년 봉사 힘됐죠"
아산사회복지재단 수상자 선정
“밀려오는 환자에게 제대로 된 침대 하나 줄 수 없어 바닥에 눕혀야 하고 수술 환자를 옮길 엘리베이터가 없어 장정 네 사람이 환자 침대를 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합니다. 뜻밖에 이런 뜻깊은 상을 받게 돼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올해 아산상 대상을 받는 이석로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 원장(55)이 밝힌 수상 소감이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상금 3억원의 아산상 대상에 이 원장이 선정됐다고 15일 발표했다. 42년 동안 한센인과 아프리카 빈민층을 돌본 김혜심 교무, 46년간 무의탁 노인을 보살핀 가난한이들의작은자매회(대표 이상옥 헬레나 수녀)가 각각 상금 1억원의 의료봉사상과 사회봉사상을 받게 됐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이 원장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된 뒤 바로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 의사 모집에 지원했다. 의료 낙후지역 주민을 돕는 의료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북동쪽 꼬람똘라 마을에 1992년 처음 생긴 병원이다. 이 원장은 1994년 가족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현지인 의사와 함께 10분의 1 정도 진료비만 받고 매일 60~70명을 치료했다. ‘3년만 돕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밀려오는 환자를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렇게 25년이 지났다. 꼬람똘라병원은 매일 외래환자 300명이 찾고 의사 14명이 근무하는 종합병원으로 자리잡았다. 매년 8만 명 넘는 방글라데시 주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지역 주민 자립도 도왔다. 이 원장은 2007년 3년 과정 간호학교를 세웠다. 학비는 공짜다. 교육 기회가 없어 직장을 갖기 힘들었던 여성들에게 큰 힘이 됐다. 100여 명이 이곳을 졸업해 취업에 성공했다. 집에서 아이를 낳는 여성을 위해 21개 마을에 의료진을 파견해 안전분만 키트를 배포했다. 우물을 파는 사업도 하고 있다. 이 원장의 부인도 빈민가에서 무료 유치원을 운영하며 영유아 60여 명을 돌보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는 늘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이 원장은 “전기 용량이 초과돼 자체 변압기를 설치하도록 권고받기도 하고 개발해놓은 지하수로는 증가하는 물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해 어찌할지 모르고 있었다”며 “상금으로 그간 미룬 여러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깊은 애정을 갖고 지켜봐달라”고도 했다.
의료봉사상을 받는 김 교무는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뒤 1976년부터 8년간 소록도병원에 근무하며 한센인 환자를 돌봤다. 1995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에스와티니 등에서 에이즈 예방을 위해 애쓰고 있다. 사회봉사상을 받는 가난한이들의작은자매회는 1973년부터 서울 강서구, 경기 수원, 전북 완주, 전남 담양에서 양로원을 운영했다. 30여 명의 수녀가 210명의 노인을 돌보고 있다. 재단은 이들을 포함해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6개 부문 수상자 12명에게 상금 7억7000만원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다음달 25일 열린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이 원장은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된 뒤 바로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 의사 모집에 지원했다. 의료 낙후지역 주민을 돕는 의료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북동쪽 꼬람똘라 마을에 1992년 처음 생긴 병원이다. 이 원장은 1994년 가족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현지인 의사와 함께 10분의 1 정도 진료비만 받고 매일 60~70명을 치료했다. ‘3년만 돕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밀려오는 환자를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렇게 25년이 지났다. 꼬람똘라병원은 매일 외래환자 300명이 찾고 의사 14명이 근무하는 종합병원으로 자리잡았다. 매년 8만 명 넘는 방글라데시 주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지역 주민 자립도 도왔다. 이 원장은 2007년 3년 과정 간호학교를 세웠다. 학비는 공짜다. 교육 기회가 없어 직장을 갖기 힘들었던 여성들에게 큰 힘이 됐다. 100여 명이 이곳을 졸업해 취업에 성공했다. 집에서 아이를 낳는 여성을 위해 21개 마을에 의료진을 파견해 안전분만 키트를 배포했다. 우물을 파는 사업도 하고 있다. 이 원장의 부인도 빈민가에서 무료 유치원을 운영하며 영유아 60여 명을 돌보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는 늘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이 원장은 “전기 용량이 초과돼 자체 변압기를 설치하도록 권고받기도 하고 개발해놓은 지하수로는 증가하는 물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해 어찌할지 모르고 있었다”며 “상금으로 그간 미룬 여러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깊은 애정을 갖고 지켜봐달라”고도 했다.
의료봉사상을 받는 김 교무는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뒤 1976년부터 8년간 소록도병원에 근무하며 한센인 환자를 돌봤다. 1995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에스와티니 등에서 에이즈 예방을 위해 애쓰고 있다. 사회봉사상을 받는 가난한이들의작은자매회는 1973년부터 서울 강서구, 경기 수원, 전북 완주, 전남 담양에서 양로원을 운영했다. 30여 명의 수녀가 210명의 노인을 돌보고 있다. 재단은 이들을 포함해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6개 부문 수상자 12명에게 상금 7억7000만원을 수여한다. 시상식은 다음달 25일 열린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