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새로운 로고 [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폭스바겐의 새로운 로고 [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한국투자증권은 16일 "폭스바겐이 산하 브랜드인 람보르기니의 매각 혹은 상장으로 자사의 기업가치를 키울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김진우 연구원은 "폭스바겐은 빠르면 내년 람보르기니의 매각이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매각·상장 후에는 폭스바겐, 포르쉐, 아우디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에 좀 더 집중한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스바겐 산하 12개 브랜드 중 하나인 람보르기니는 대표적인 슈퍼카 브랜드로써, 람보르기니 판매량은 2010년 1302대에서 지난해 5750대로 8년째 증가중"이라며 "특히 지난해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출시한 SUV '우르스(Urus)'가 대박을 터트렸다"고 설명했다. 우르스의 지난해 판매량은 1761대로 람보르기니 전체 판매량의 31%를 차지했다.

그는 "FCA(피아트 크라이슬러)그룹도 페라리 IPO·분할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운 사례가 있다"며 "2015년 10월 뉴욕에 상장한 페라리의 IPO규모는 전체 주식의 9%였으나 분할을 통해 2016년 FCA 그룹에서 분사됐다"고 했다. 페라리의 당시 공모가는 52달러였지만 현재 주가는 155달러에 달한다. 실제로 FCA는 페라리 IPO·분할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부채 감소와 해외 사업 진출에 집중해 이후 기업가치가 상승했다. 페라리도 IPO 당시 시총이 10조원이었지만 현재는 30조원으로 오히려 FCA 시총 20조원을 웃돈다.

김 연구원은 "람보르기니 매각 또는 상장은 폭스바겐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2015년부터 정체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여러 브랜드를 보유한 대규모 자동차그룹 형태가 기업가치 확대에 유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람보르기니에 대한 매각·상장 검토 소식이 알려진 후 폭스바겐의 주가는 4.7% 올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람보르기니는 시장에서의 가치가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며 "우르스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고 동종업계인 페라리가 기업가치 상승을 이미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폭스바겐 주가는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람보르기니 매각·상장의 진행 상황에 따라 폭스바겐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