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英·獨·日 등서 가능할 듯
SK텔레콤은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콤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지난 7월 스위스에서 세계 처음으로 5G 로밍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연내 중국 핀란드 이탈리아에서도 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20개 이상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일본에선 도쿄올림픽 개최 시점에 맞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로밍 서비스” 목표
SK텔레콤은 내년에 오롯이 5G 장비만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SA(standalone)’ 방식의 로밍 서비스 개발에도 나선다. 올해 4월 초 국내에서 상용화한 5G 서비스 통신망은 기존 4세대(LTE) 통신망과 혼용하는 ‘NSA(non-standalone)’ 방식이다. 스위스에서 시작한 5G 로밍 서비스도 NSA 방식이다.
5G SA는 기존 5G NSA에 비해 데이터 처리 효율성이 두세 배가량 높다. SK텔레콤은 내년 국내에서 SA 방식의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SA 방식 로밍 서비스 개발도 추진한다. 김남호 SK텔레콤 로밍사업팀장은 “SA 방식의 5G 로밍 서비스는 기존보다 통신 접속 속도가 두 배 더 빠르다”며 “SK텔레콤 가입자가 해외에서도 초고속 5G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선제 기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 5G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1위 통신사인 스위스콤은 지난 4월 유럽에서 가장 먼저 5G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제롬 윈가이어 스위스콤 로밍사업대표는 “올해 말까지 전국 90% 이상의 5G 커버리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5G 로밍 속도, 최대 여섯 배 빨라
SK텔레콤은 5G 서비스 상용화 이전인 지난해 말부터 5G 로밍 협력사를 찾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5G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하는 국가가 적고, 주파수 대역이 다른 데다, 5G 로밍 관련 국제표준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활용했다. 올해 2월 마케팅, 기술, 단말기 전문가로 구성한 5G 로밍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했다. 3월 스위스콤을 협력사로 선정한 뒤 삼성전자와 공동 기술팀을 꾸려 현지에 파견했다.
한진열 SK텔레콤 로밍사업팀 매니저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매일 평균 10㎞를 걸으며 현지 통신망, 단말기 최적화 작업 등에 공들인 끝에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위스콤 사옥 인근의 풀스5광장에서 5G 로밍 통신 속도를 측정해봤다.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 속도를 측정하는 앱(응용프로그램)인 스피드테스트를 이용해 여러 차례 측정한 결과 5G 로밍 속도가 LTE에 비해 최소 두 배에서 최대 여섯 배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05기가바이트(GB) 용량의 게임 ‘배틀 그라운드’를 내려받는 데 LTE 로밍 스마트폰으로는 5분이 걸렸다. 5G 로밍 스마트폰은 2분 만에 내려받았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올해 말까지 로밍 서비스 ‘바로’에 가입하면 추가 요금 없이 5G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취리히=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