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 건수가 50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면서 주민들 불만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시가격 이의신청 5년새 50배 이상 늘었다
6일 한국감정원이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은 1만6257건으로, 2015년(316건) 대비 50배가량 급증했다.

2017년 390건에 그쳤던 이의신청은 지난해 1117건으로 늘어난 뒤 증가세를 보였다. 공시가격 조정금액은 2015년 6억1600만원에서 올해 51억9190만원으로 여덟 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의신청도 덩달아 늘어났다. 정부는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작년 대비 14.0% 올렸다. 2007년(28.4%) 이후 12년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공시가격 9억원을 넘는 서울 공동주택 수는 지난해 13만5010가구에서 올해 20만3213가구로 51% 급증했다. 이에 따라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대폭 늘어났다.

공시가격 산정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황 의원에 따르면 공동주택 공시업무에 참여하는 한국감정원 직원 550명 중 감정평가사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은 올해 기준 173명(31.6%)에 그쳤다. 나머지 직원은 온라인 교육 등만 받고 조사·산정 업무에 투입됐다. 이마저도 조사자 1인당 하루에 176가구를 조사해야 할 만큼 업무량이 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 의원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다양한 세금의 과세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을 더 전문적이고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