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만 이야기' '마리아…' '돈 조반니'…오페라 대작 3色 가을 향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토리·아리아·연출 눈길
국립오페라단 '호프만 이야기'
서울시오페라단 '돈 조반니'
라벨라의 '마리아 스투아르다'
국립오페라단 '호프만 이야기'
서울시오페라단 '돈 조반니'
라벨라의 '마리아 스투아르다'
귀에 익은 아리아에 친숙한 오페라와 처음 접하는 스토리에 생소한 오페라. 올가을 풍성한 오페라의 3색(色) 향연이 펼쳐진다. 고전 오페라의 매력부터 연출의 변주를 보는 재미에 신선한 국내 초연작까지 취향에 맞는 무대를 골라볼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4~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호프만 이야기’를 공연한다.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무대다. 이 작품은 100여 편의 오페레타를 작곡한 오펜바흐가 남긴 유일한 오페라다. 독일의 낭만주의 문호 E T A 호프만의 단편 세 작품을 엮어 꿈 같은 연애담을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준다. 국립오페라단이 ‘호프만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는 것은 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삽입된 이중창 ‘뱃노래’와 고도의 기교가 필요한 소프라노 아리아 ‘인형의 노래’로 잘 알려져 있지만 환상적인 요소가 강해 국내에서는 감상할 기회가 많지 않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인 ‘마농’에서 호흡을 맞춘 연출가 뱅상 부사르와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다시 만났다. 부사르는 “작품의 완성된 버전이 없어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그래서 더 다채롭고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호프만이 사랑한 여인들과 여러 악마 역할을 각각 성악가 한 명이 연기하도록 해 극적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주인공 호프만 역은 프랑스 테너 장 프랑수아 보라스와 국윤종이 맡고,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윤상아가 호프만의 연인으로 1인 4역을 한다. 바리톤 양준모가 호프만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로 무대에 선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와 함께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로 꼽히는 ‘돈 조반니’를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로렌초 다 폰테의 대본에 모차르트가 음악을 입혀 1787년 초연한 작품이다. 호색한 귀족 돈 조반니와 하인 레포렐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돈나 안나를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당시 신분제와 귀족계급의 타락을 비판한다.
‘투란도트’ ‘베르테르’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서울시오페라단은 이번엔 고전적 이미지를 재현해 정통 오페라의 매력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공연을 연출하는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온갖 음모와 풍자가 난무한 작품 안에서 등장인물의 본성과 이중적인 마음이 드러난다”며 “자유를 희구하는 조반니의 행적을 통해 도덕과 규범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지휘 무대다. 프랑스 파리 국립오페라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쳄발리스트 알레상드호 프하티코가 부지휘와 쳄발로 연주를 맡는다. 돈 조반니는 바리톤 한규원과 정일헌, 레포렐로는 베이스 손혜수와 심기환, 돈나 안나는 소프라노 이상은과 권은주가 맡았다.
민간오페라단인 라벨라오페라단은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다음달 22~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한다.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가에타노 도니체티가 튜더 왕가의 이야기를 다룬 ‘여왕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실러의 희곡이 원작으로, 16세기 스코틀랜드 여왕 마리아 스투아르다(메리 스튜어트)와 영국 여왕 엘리자베타(엘리자베스 1세)의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튜더 왕족 혈통이지만 둘은 종교적으로 대립했다. 엘리자베타는 마리아를 정치적 경쟁자이자 로베르토를 사이에 둔 사랑의 경쟁자로 여긴다.
라벨라오페라단은 2015년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인 ‘안나 볼레나’를 국내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4년 전에 이어 이번 작품도 무대화하는 연출가 이회수는 “‘안나 볼레나’ 초연 때 반응이 좋았기에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아와 엘리자베타는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지만 서로 빼앗고 비켜내며 결국 둘 중 하나는 없어져야 하는 운명”이라며 “두 사람 사이의 치열한 심리적인 긴장을 어떻게 팽팽하게 유지해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휘자 양진모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소프라노 강혜명과 고현아가 마리아, 소프라노 오희진과 이다미가 엘리자베타로 분해 불꽃 튀는 대결을 벌인다. 테너 신상근과 이재식이 로베르토 역을 맡는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24~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호프만 이야기’를 공연한다.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무대다. 이 작품은 100여 편의 오페레타를 작곡한 오펜바흐가 남긴 유일한 오페라다. 독일의 낭만주의 문호 E T A 호프만의 단편 세 작품을 엮어 꿈 같은 연애담을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준다. 국립오페라단이 ‘호프만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는 것은 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삽입된 이중창 ‘뱃노래’와 고도의 기교가 필요한 소프라노 아리아 ‘인형의 노래’로 잘 알려져 있지만 환상적인 요소가 강해 국내에서는 감상할 기회가 많지 않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인 ‘마농’에서 호흡을 맞춘 연출가 뱅상 부사르와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다시 만났다. 부사르는 “작품의 완성된 버전이 없어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그래서 더 다채롭고 자유롭게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호프만이 사랑한 여인들과 여러 악마 역할을 각각 성악가 한 명이 연기하도록 해 극적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주인공 호프만 역은 프랑스 테너 장 프랑수아 보라스와 국윤종이 맡고,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윤상아가 호프만의 연인으로 1인 4역을 한다. 바리톤 양준모가 호프만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로 무대에 선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와 함께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로 꼽히는 ‘돈 조반니’를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로렌초 다 폰테의 대본에 모차르트가 음악을 입혀 1787년 초연한 작품이다. 호색한 귀족 돈 조반니와 하인 레포렐로,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돈나 안나를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당시 신분제와 귀족계급의 타락을 비판한다.
‘투란도트’ ‘베르테르’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서울시오페라단은 이번엔 고전적 이미지를 재현해 정통 오페라의 매력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공연을 연출하는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온갖 음모와 풍자가 난무한 작품 안에서 등장인물의 본성과 이중적인 마음이 드러난다”며 “자유를 희구하는 조반니의 행적을 통해 도덕과 규범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오페라 지휘 무대다. 프랑스 파리 국립오페라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쳄발리스트 알레상드호 프하티코가 부지휘와 쳄발로 연주를 맡는다. 돈 조반니는 바리톤 한규원과 정일헌, 레포렐로는 베이스 손혜수와 심기환, 돈나 안나는 소프라노 이상은과 권은주가 맡았다.
민간오페라단인 라벨라오페라단은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다음달 22~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초연한다.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가에타노 도니체티가 튜더 왕가의 이야기를 다룬 ‘여왕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실러의 희곡이 원작으로, 16세기 스코틀랜드 여왕 마리아 스투아르다(메리 스튜어트)와 영국 여왕 엘리자베타(엘리자베스 1세)의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튜더 왕족 혈통이지만 둘은 종교적으로 대립했다. 엘리자베타는 마리아를 정치적 경쟁자이자 로베르토를 사이에 둔 사랑의 경쟁자로 여긴다.
라벨라오페라단은 2015년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인 ‘안나 볼레나’를 국내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4년 전에 이어 이번 작품도 무대화하는 연출가 이회수는 “‘안나 볼레나’ 초연 때 반응이 좋았기에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아와 엘리자베타는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지만 서로 빼앗고 비켜내며 결국 둘 중 하나는 없어져야 하는 운명”이라며 “두 사람 사이의 치열한 심리적인 긴장을 어떻게 팽팽하게 유지해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휘자 양진모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소프라노 강혜명과 고현아가 마리아, 소프라노 오희진과 이다미가 엘리자베타로 분해 불꽃 튀는 대결을 벌인다. 테너 신상근과 이재식이 로베르토 역을 맡는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