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해 6월부터 반기에 한 번씩 한국 경제와 산업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담은 ‘CPA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책자를 발간하고 있다. 이 책자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는 공인회계사들을 대상으로 올해 경기 전망을 묻는 ‘경제 BSI’다. 일선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기마다 살피는 회계사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만큼 조사 시점의 경기 상황을 진단하는 데 유용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작년 6월에 나온 창간호 경제 BSI 설문조사에서 회계사들은 작년 상반기 경기를 89, 하반기를 82로 평가했다. BSI는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인 전망이,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작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경기가 소폭 악화될 것이란 예상이었다. 이유는 내수 부진과 수출 호조세 둔화 등을 꼽았다.

이정헌 한공회 연구본부장은 “창간호 설문조사는 2018회계연도에 대한 감사가 종료된 직후에 실시했다”며 “당시부터 회계사들은 실물 경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작년 11월에 출간된 2호에서는 작년 하반기의 경기 상황을 64, 올해 상반기 상황을 69로 각각 점수화했다. 창간호에 비해 작년 하반기 경기를 훨씬 좋지 않게(82→64) 평가한 것이다. 내수부진·정부정책·수출 세 요인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당시 회계사들은 작년 하반기가 경기 ‘바닥’이라고 여겼다. 올 상반기엔 상황이 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5월 한공회가 내놓은 3호 조사는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커졌다. 올 상반기 경제 BSI는 61, 하반기 BSI는 64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3호 조사에선 상·하반기에 모두 경기가 악화된다고 응답한 비율(상·하반기 각각 52%)이 호전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상반기 12%, 하반기 17%)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 본부장은 “회계사들이 현재의 경기 부진을 매우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경기 부진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공회는 매 호마다 특정 산업 분석도 시도하고 있다. ‘개별 산업 BSI’를 제시하고 해당 업종이 가진 위험 요인과 대응 방안을 전문가 기고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지금까지 섬유·의류산업, 제약·바이오산업, 기계산업을 다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