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힘들까 짠해"…"비판 목소리도 검토해야"
17일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7월과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석 달 전 윤 총장 임명을 적극 반대했던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갔고, 여당 의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그동안 윤 총장에 대해) 제가 적대감을 가져왔다.

쓴소리도 많이 하고, 전투력도 타오르고 (했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서초동에 오면서 (윤 총장이) 얼마나 힘들까 짠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정적을 향해 칼을 휘두를 때는 영웅으로 추대하다가 (조 전 장관 수사를 시작하니) 만고의 역적으로 몰고 있다"며 "조작된 여론과 군중을 이용해서 검찰권을 조롱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하면서 검찰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사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며 윤 총장 사퇴를 촉구했던 한국당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당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온종일 국민들이 우롱당한 거짓말 잔치였다"며 "윤 후보자는 종일 모르쇠로 일관하다 녹취파일로 거짓 증언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반면 "검찰 수장으로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라며 윤 총장을 지지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여권을 향해 칼을 빼든 윤 총장에게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표창원 의원은 "윤 총장이나 박영수 특검을 공격하던 분들 일부는 이제는 윤 총장을 보호하자는 급변을 보인다"며 "여기 국감장도 마찬가지로 지난 인사청문회 때 윤 총장 가족 이야기를 거론하던 의원들이 윤 총장을 옹호한다.

아이러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도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이 검찰을 비판하고 검찰을 불신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비판하는 국민 목소리도 검토해 정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윤 총장은 "저와 함께 일을 했던 수사팀 모두 대한민국의 공직자다.

저희가 어떤 일을 할 때 비판하시는 여론은 겸허히 받아들여서 일하는 데 반영하고, 또 응원해주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일하겠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