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촘촘해지는 中 감시망…공중화장실 사용 시간까지 제한 [강동균의 차이나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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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 150개 공중화장실에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온라인 여행사 콘텐츠도 사전 검열
온라인 여행사 콘텐츠도 사전 검열
“방해 받지 않고 편안하게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고 싶다면 책을 읽는 것은 나쁜 생각일 수 있다.”
중국 상하이시가 공중화장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는데요.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15분 이상 머물러 있으면 담당 공무원에게 경보음이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상하이시는 양푸구 한단로를 시작으로 시내 150개 공중화장실에 AI와 얼굴 인식 기술, 인체 감지기 등을 적용했는데요. 이 화장실엔 ‘스마트 공중화장실’이란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우선 공중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얼굴 인식 창치가 화장실 관리인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출석을 체크해줍니다. 출석 체크를 마친 관리인은 기존에 수기로 작성해야 했던 청결 서비스와 파손된 장비 수리 내역 등을 기계에 입력합니다. 관리인 입장에선 이전보다 일이 훨씬 수월해지게 되는 겁니다.
화장실 칸마다 잠금장치와 적외선 센서가 부착돼 있습니다. 이용자가 내부에서 문을 잠그면 센서가 자동으로 감지해 화장실 바깥에 설치된 스크린에 ‘사용 중’이라는 문구를 띄웁니다. 또 적외선과 초음파를 통해 사용자의 화장실 이용 시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만약 15분이 넘으면 자동으로 관리인이나 담당 공무원에게 “이용자를 확인하라”는 알림 경보가 보내집니다. 이용자가 의외의 사고를 당해 장시간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화장실 천장에는 환경 모니터링 장비를 달아놨습니다. 화장실 내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가스, 이산화탄소 농도를 5분 간격으로 체크하고 주기적으로 환기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실내 대기질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치를 모니터에 띄워 냄새에 민감한 이용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환경미화원들도 수시로 문제를 찾아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스마트 공중화장실은 데이터를 기록해 저장 및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상하이시 당국은 스마트 공중화장실에서 얻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공중화장실을 보다 과학적이면서 합리적으로 배치하는 데 유익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외에도 수도 베이징과 광둥성 광저우, 선전도 스마트 공중화장실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 같은 스마트 기능이 공항 내 보완 강화와 범죄 예방, 쓰레기 분리수거, 공중화장실 등까지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시민들의 편의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공중화장실도 마음 편하게 이용하기 어렵게 됐다는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상하이에 사는 류 씨는 “어렸을 때부터 화장실을 30분 이상 사용하는 게 습관이 됐는데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면 관리자가 두 번이나 나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젠 장시간 외출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AI와 얼굴 인식, 빅데이터 등 급속히 발전한 첨단기술을 활용해 14억 중국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 전역에 얼굴 인식 기능이 들어간 폐쇄회로(CC)TV 1억대 가량을 설치해 3초 안에 신원을 구별하는 시스템을 완비했습니다. 또 지난해 5월부터는 국민 개개인에게 점수를 매겨 이를 기초로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사회신용제도를 시범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사이버 공간에 대한 검열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최근 온라인 콘텐츠 검열 대상에 여행 플랫폼을 포함하는 규정을 발표했는데요. 플랫폼에 게재되는 사진과 영상, 문자 등 콘텐츠에 대한 검열을 강화한 게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플랫폼 관리자들은 여행 상품 관련 콘텐츠를 게재하기 전에 그 내용과 품질에 대해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콘텐츠 게재 당사자의 신분도 기록해야 하지요.
당국은 향후 문제가 생기면 조사를 해야 하고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서 거짓 정보로 인한 사기 피해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 규제 강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SCMP는 “이번 규정은 8억 인터넷 사용자의 사이버 공간을 ‘정리’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감시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다른 분야로 확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감시망이 앞으로 어떤 분야로까지 확대될지 우려됩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중국 상하이시가 공중화장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는데요.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런 제목을 달았습니다. 15분 이상 머물러 있으면 담당 공무원에게 경보음이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상하이시는 양푸구 한단로를 시작으로 시내 150개 공중화장실에 AI와 얼굴 인식 기술, 인체 감지기 등을 적용했는데요. 이 화장실엔 ‘스마트 공중화장실’이란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우선 공중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얼굴 인식 창치가 화장실 관리인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출석을 체크해줍니다. 출석 체크를 마친 관리인은 기존에 수기로 작성해야 했던 청결 서비스와 파손된 장비 수리 내역 등을 기계에 입력합니다. 관리인 입장에선 이전보다 일이 훨씬 수월해지게 되는 겁니다.
화장실 칸마다 잠금장치와 적외선 센서가 부착돼 있습니다. 이용자가 내부에서 문을 잠그면 센서가 자동으로 감지해 화장실 바깥에 설치된 스크린에 ‘사용 중’이라는 문구를 띄웁니다. 또 적외선과 초음파를 통해 사용자의 화장실 이용 시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만약 15분이 넘으면 자동으로 관리인이나 담당 공무원에게 “이용자를 확인하라”는 알림 경보가 보내집니다. 이용자가 의외의 사고를 당해 장시간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화장실 천장에는 환경 모니터링 장비를 달아놨습니다. 화장실 내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가스, 이산화탄소 농도를 5분 간격으로 체크하고 주기적으로 환기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합니다. 실내 대기질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수치를 모니터에 띄워 냄새에 민감한 이용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환경미화원들도 수시로 문제를 찾아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스마트 공중화장실은 데이터를 기록해 저장 및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상하이시 당국은 스마트 공중화장실에서 얻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공중화장실을 보다 과학적이면서 합리적으로 배치하는 데 유익한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외에도 수도 베이징과 광둥성 광저우, 선전도 스마트 공중화장실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 같은 스마트 기능이 공항 내 보완 강화와 범죄 예방, 쓰레기 분리수거, 공중화장실 등까지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시민들의 편의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공중화장실도 마음 편하게 이용하기 어렵게 됐다는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상하이에 사는 류 씨는 “어렸을 때부터 화장실을 30분 이상 사용하는 게 습관이 됐는데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면 관리자가 두 번이나 나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젠 장시간 외출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AI와 얼굴 인식, 빅데이터 등 급속히 발전한 첨단기술을 활용해 14억 중국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 전역에 얼굴 인식 기능이 들어간 폐쇄회로(CC)TV 1억대 가량을 설치해 3초 안에 신원을 구별하는 시스템을 완비했습니다. 또 지난해 5월부터는 국민 개개인에게 점수를 매겨 이를 기초로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사회신용제도를 시범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사이버 공간에 대한 검열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최근 온라인 콘텐츠 검열 대상에 여행 플랫폼을 포함하는 규정을 발표했는데요. 플랫폼에 게재되는 사진과 영상, 문자 등 콘텐츠에 대한 검열을 강화한 게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플랫폼 관리자들은 여행 상품 관련 콘텐츠를 게재하기 전에 그 내용과 품질에 대해 당국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콘텐츠 게재 당사자의 신분도 기록해야 하지요.
당국은 향후 문제가 생기면 조사를 해야 하고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서 거짓 정보로 인한 사기 피해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 규제 강화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SCMP는 “이번 규정은 8억 인터넷 사용자의 사이버 공간을 ‘정리’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감시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다른 분야로 확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감시망이 앞으로 어떤 분야로까지 확대될지 우려됩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