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의 잠금 상태가 등록하지 않은 지문으로도 해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영국 더선 등 외신과 국내 정보기술(IT)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들 제품에 실리콘 케이스를 씌우면 등록하지 않은 지문에도 잠금이 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엔 이베이에서 판매하는 3달러44센트(약 4000원)짜리 실리콘 케이스를 씌운 제품에서 문제가 터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실리콘 케이스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지문뿐 아니라 손가락 등 다른 부위로도 보안이 풀렸다.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에 적용된 지문 인식 센서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들 시리즈엔 퀄컴의 초음파 기반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센서가 들어가 있다. 삼성전자는 케이스 원료인 실리콘의 미세한 무늬가 센서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보안 문제가 금융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페이, 은행 앱(응용프로그램) 등을 사용할 때 인증 수단 중 하나가 지문 인식이기 때문이다. 더선에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리사 닐슨은 “누구든 금융 앱에 접속해 계좌이체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이 문제를 처음 인지한 시점은 지난달로 추정된다. 지난달 10일 한 IT 커뮤니티에 삼성전자에 지문 인식이 쉽게 풀린다고 문제 제기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삼성전자는 정품 케이스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선에서 대응을 끝냈다.

삼성전자는 논란이 커지자 “지문 인식 오류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조만간 소프트웨어 패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인식 오류가 하드웨어 문제라면 심각한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만 손봐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