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맨 왼쪽)이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38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맨 왼쪽)이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38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10여 년간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에 한계가 있었다는 현실을 냉정히 받아들인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38차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 회의에서 금융당국이 10년 넘게 이어온 금융중심지 정책의 현주소를 이렇게 평가했다. 은 위원장은 “한국의 기회와 강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금융중심지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민·관 위원들은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자산운용업과 핀테크(금융기술) 생태계에 지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냈다.

금융중심지 정책은 2003년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시아 금융허브’ 청사진에서 시작했다. 2009년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동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금융허브로서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는 163개, 국내 은행들의 해외자산 비중은 5.1%로 5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 금융위는 이날 국회에 낸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시책과 동향’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산업의 외형적 성장은 어느 정도 달성했지만, 국제 경쟁력은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