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4년' 마침표 찍은 신동빈…'글로벌 롯데'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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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희생양 된 1225일' 롯데에 무슨 일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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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여간 수난의 연속

물론 빌미를 줄 만한 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5년 신동빈 회장은 형인 신동주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또 롯데는 검찰 수사 석 달 전인 2016년 3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줬다가 돌려받기도 했다. K스포츠재단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세운 곳이다. ‘롯데가 괘씸죄에 걸렸다’는 말도 돌았다. 이명박 정부 때 롯데가 급성장했던 터라 더 그랬다.
그해 4월 있었던 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국정 운영 동력을 잃어 갔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롯데는 약한 고리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K스포츠재단에 줬다 돌려받은 70억원은 신 회장의 구속으로 이어졌다.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뇌물로 간주돼 신 회장은 기소됐다. 8개월간 구속됐다 작년 10월에서야 풀려났다.
호텔롯데 상장 등 ‘골든타임’ 놓쳐
먼저 ‘지배구조 투명화 작업’이 늦춰졌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를 겪으면서도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선을 진행했다. 계열사 간 지분을 보유하는 순환출자, 상호출자를 전부 끊었다. 지주사인 롯데지주도 세웠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을 미뤄야 했다. 호텔롯데의 주력 사업인 면세점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탓이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도 필요했다. 일본 롯데가 보유 중인 호텔롯데 지분 99%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다시 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시장 상황은 과거보다 좋지 않다.
대폭 물갈이 인사 할지 관심
대법원 판결 후 오는 12월 그룹 정기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구속 리스크’가 사라진 신 회장이 더 공격적으로 인사를 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선 신 회장이 부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다수를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 회장이 글로벌 사업 확대, 새로운 기업문화 구축, 롯데의 디지털화 등을 위해 ‘대폭 물갈이’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힘들게 과거와 결별한 ‘신동빈의 뉴롯데’가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