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낮 12시40분 장관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시작된 회의는 이후 안건 보고와 토의를 거치며 3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내달 임기 반환점 맞는 문 대통령, 이달만 다섯 차례…경제행보 가속
문 대통령은 이날 “지금은 민생과 경제에 힘을 모을 때”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날 회의 소집도 긴급 상황점검을 해야 할 정도로 대내외 경제여건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일각에선 올해 2.0%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이날도 올해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문 대통령이 “올해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외부 요인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내부 성장동력 약화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주말께 문 대통령 주재 경제장관회의 소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달에만 4일 경제4단체장 초청 오찬을 시작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비전선포식, 해양신산업발전 전략보고회, 미래차산업 비전선포식 등 경제 관련 일정이 빼곡하게 채워졌다. 다음주 상생형 일자리 현장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공식 일정 대부분이 경제 분야에 집중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경제를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규제혁신을 통한 기업투자 환경 개선을 요청하면서 건설투자 확대를 강조한 것도 경제활력 제고가 시급하다는 방증이다. 문 대통령은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쓰는 대신 국민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건설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건설투자의 경기활력 제공 기능을 긍정 평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이제는 결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경제 분야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행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