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다음주 일본 방문을 앞두고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한다.

여권 관계자 등은 17일 이 총리가 오는 22~24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차 도쿄에 가기 전 신 회장을 만나 일본 정계 분위기를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은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과 일본인 모친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의 차남이다. 롯데의 사업이 한·일 양국에 걸쳐 있는 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현지 정계 고위급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다.

이 총리와 신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롯데케미칼 공장 준공식 때도 만나 한·일 관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이 총리는 신 회장과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신 회장이 일본 정치 지도자들을 꽤 많이 알아서 일본 정치가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상황에 대해 물었다”고 소개했다. 또 이 총리가 올초 신 회장을 통해 아베 총리에게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신문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가 24일 회담할 예정이라고 17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방일하는 각국 대표들과 만날 예정이다. 일정을 고려할 때 이 총리와 아베 총리는 단시간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대화의 기회를 닫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징용배상 판결이 한국에 의한 국제법 위반이란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