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오홀러랜 스케일랩스 CEO(사진=해시드)
잭 오홀러랜 스케일랩스 CEO(사진=해시드)
"블록체인이 IT(정보기술) 인프라들을 2~3년 내에 크게 바꿀 겁니다. 블록체인은 '다음 세대의 인터넷'이 될 거에요. 특히 2020년은 업계에 정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봅니다."

지난 2일 서울시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잭 오홀러랜 스케일랩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세계를 다음 세대의 인터넷으로 이동시키는 게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케일랩스 수장인 오홀러랜 CEO는 굿 테크놀로지, 모토롤라 등 IT 기업들을 거쳐 2008년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마케팅 기업 '악타나'를 공동창업해 150명 이상 임직원을 둔 기업으로 키웠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눈을 뜬 그는 가능성을 지켜보다 지난해 악타나에서 나와 스케일랩스를 창업했다.

스케일랩스는 주요 가상화폐(암호화폐) 이더리움의 네트워크의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사이드체인(일반 블록체인과 연결된 별도의 블록체인) '스케일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스케일 네트워크는 탄력적(Elastic) 모듈식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개발자들이 사이드체인을 아마존웹서비스(AWS)처럼 컴퓨터 처리능력과 저장공간을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에 필요한 만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블록 생성 시간을 1초 내로 줄였고 거래 속도도 2000TPS(초당 트랜잭션 수)까지 끌어올렸다. 기존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속도가 15~20TPS임을 감안하면 100배 이상 빨라진 셈이다.

"스케일랩스는 기존 사이드체인들이 갖고 있던 치명적 문제인 보안 취약성을 해결하면서도 이더리움 기반 앱들에 빠른 속도를 지원합니다. 또 실시간 트래픽 수요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네트워크 크기를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유휴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경제적 이점도 있죠.”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다수 사이드체인은 빠른 처리속도를 위해 검증자(Validator)를 한 명만 둬 보안에 치명적 한계를 안고 있다. 반면 스케일 네트워크는 수많은 검증자들을 무작위 채택해 블록을 처리한다. 블록체인의 안전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빠른 속도로 거래를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케일 네트워크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게임,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등 모든 앱들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이더리움의 100배 성능까지 처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요. 일상에서 쓰이는 모든 분산화 앱(DApp)들이 한층 높은 유저 경험(UX)을 선사할 수 있죠."

스케일 네트워크는 이러한 기술적 우위 덕에 해시드를 비롯한 유명 펀드들로부터 최근 1710만달러(약202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유치한 자금을 바탕으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내년 초 메인넷(정식 서비스)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비즈니스를 적용하는 방식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암호화폐) 기반으로 바뀔 거예요. 점점 더 많은 스마트 계약 처리 능력이 요구되겠죠. 스케일 네트워크가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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