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대주주 바뀌었는데…김창권 사장이 자리 지킨 까닭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사진)이 지난 11일 유임됐다. MBK가 롯데카드의 새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이뤄진 인사다.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한 뒤 기존 대주주의 색채를 지우고, 새로운 경영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대부분 기존 경영진을 교체한다. 김 사장의 유임이 업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MBK파트너스는 2014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에이스생명 사장으로 일하던 정문국 사장을 새 사장으로 영입했다.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한 JKL파트너스도 이번 인수합병(M&A)을 주도한 최원진 전무를 새 대표로 내세웠다.

카드업계에서는 지난 7월부터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새 최고경영자(CEO)를 찾고 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헤드헌팅 업체가 카드사의 전직 고위 임원을 잇달아 만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MBK파트너스의 최종 선택은 ‘유임’이었다.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김 사장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2007년 롯데자산개발 대표로 옮기기 전까지 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모건스탠리 등을 두루 거친 투자 전문가다. 재무적 투자자인 MBK파트너스와 궁합이 맞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 유통계열사와 협업을 유지하기 위해 지분 20%를 롯데쇼핑이 계속 보유하기로 결정한 것도 유임으로 가닥이 잡힌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롯데카드에서 베트남 진출과 클라우드 전산 시스템 도입 등 ‘난제’를 해결한 인물로 꼽힌다. 단기 실적이 나빠진다는 이유로 전임 사장들이 주저했던 사업이다. 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노동조합과 벌였던 위로금 협상도 최근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대주주로부터 신임을 받은 김 사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