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5년전 KS '3선발에 빈약한 마운드'→투타의 막강 조화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2008년 창단 이래 11년 만인 올해 한국시리즈(KS) 첫 우승의 적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처음으로 KS 무대를 밟은 2014년보다 투타의 균형이 훨씬 나아졌다.

5년 연속 KS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의 경험이 키움을 압도하지만,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더욱더 단단해진 전력으로 당대 최강 두산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히어로즈는 2014년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따돌린 뒤 KS에 올라 정규리그 1위 삼성 라이온즈와 격돌했다.

강정호가 미국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으로 치른 포스트시즌으로, 히어로즈는 홈런 92개를 합작한 박병호(52개)와 강정호(40개) 쌍포에 KBO리그 최초로 안타 200개 고지에 오른 톱타자 서건창 등 막강한 타선을 앞세워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마운드는 타선보다 상대적으로 약했다.

20승 투수 앤디 밴헤켄과 헨리 소사(현 SK 와이번스) 두 투수를 뒷받침할 3∼4선발 투수가 없었다.

당시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현 SK 감독)은 오주원을 3선발로 기용해 선발 투수 3명으로 KS에 임했다.

투수 엔트리 10명 중 나머지 7명이 불펜이었다.

푹 쉬고 키움을 맞이한 삼성은 릭 밴덴헐크, 윤성환, 장원삼, JD 마틴 등 4명으로 선발진을 구성하고 안지만, 임창용 등 8명의 불펜을 가동해 맞섰다.

불펜 과부하로 결국 뒷문 싸움에서 밀린 히어로즈는 2승 4패로 삼성에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윤성환의 두 차례 선발승, 안지만의 두 차례 구원승으로 4승을 채웠다.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2014년과 달리 올해 키움의 투타 전력은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알차다.

히어로즈 5년전 KS '3선발에 빈약한 마운드'→투타의 막강 조화
강정호의 빈자리는 성장한 김하성과 이정후가 메웠다.

각각 손목과 무릎이 안 좋은 상태인데도 박병호와 제리 샌즈의 위압감은 여전하다.

가장 달라진 점은 마운드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경기 진행 방식(5전 3승제 또는 7전 4승제)에 관계없이 포스트시즌을 선발 투수 4명으로 준비했다.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이승호, 최원태가 선발 자원이다.

그리고 투수 엔트리를 5년 전보다 4명 많은 14명으로 대폭 늘렸다.

상대 타자와의 성적에 맞춰 투입하는 키움의 벌떼 마운드는 올해 가을 야구에서 최대 히트상품이 됐다.

장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투수 엔트리를 더 늘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물량공세로 두산의 방망이를 완벽하게 잠재우겠다는 뜻이다.

불펜이 든든하니 경기 종반에 키움이 웃는 일도 잦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말 터진 박병호의 끝내기 홈런, 2차전 연장 10회 끝내기 승리,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 11회 승리 등 키움은 계투 덕분에 마지막에 승리를 따냈다.

5년 사이 주축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을 쌓은 것도 키움에 호재다.

2015∼2016년, 2018년 준플레이오프, 2018년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올해 두 번의 시리즈를 거치며 키움 선수들이 느끼는 첫 우승의 간절함은 더욱 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