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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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나루히토 일왕 즉위를 계기로 약 55만명을 사면·복권한다.

19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소쿠이레이세이덴노기'(일왕의 즉위를 알리는 의식)에 맞춰 이달 22일 이처럼 대규모 사면·복권을 단행하기로 지난 18일 각의에서 결정했다.

단 이번 결정의 수혜자는 대부분 벌금형을 받았다 복권되는 이들로, 금고나 징역형을 받은 피고인의 죄를 없애는 사면이나 형기를 줄이는 감형은 실시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경사를 맞이해 죄를 범한 자들의 개선갱생 의욕을 높여 사회 복귀를 촉진한다"며 이번 사면의 배경을 설명했다.

복권 조치에 따라 의사 면허 등을 취소당한 이들이 자격을 다시 취득할 수 있게 되며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공민권(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정지된 이들도 권리를 회복하게 된다. 공직선거법 위반자는 약 430명이 복권될 전망이다.

이번 은사는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결혼한 1993년에 이어 약 26년 만의 일로, 90년 11월 아키히토 당시 일왕의 즉위를 기념한 행사를 계기로 250만명을 사면한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그 규모가 현저히 줄었다.

비록 대상자 수가 줄었지만 결정 과정이 불투명한 사면·복권이 일왕 즉위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19일 사설에서 "은사는 재판소(법원) 유죄 판결의 내용이나 효력을 내각의 결정으로 경감·소멸시키는 제도"라며 "삼권 분립의 원칙과 정합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뿌리 깊다"고 논평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번에 공직선거법 위반자 권리 회복에 대해 "정치 은사"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며 "시대에 들어맞는 은사의 존재 방식을 한번 생각해보면 어떻겠냐"고 꼬집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