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특위서 공수처 우선 협상·처리 방침…여야4당 패스트트랙 공조 복원 예고
바른미래 공수처안 담긴 '기소심의위원회' 협의 열어놔…의원 기소권 포함도 논의
與 "공수처부터 먼저"…'4당 공조' 복원 꾀하며 檢개혁 드라이브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최우선 처리 과제로 지정하며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나섰다.

검찰개혁 법안의 두 가지 골자인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중 공수처 설치를 우선에 두고 관련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전략이다.

이는 지지층을 중심으로 개혁 요구가 강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신속하게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뒤 브리핑에서 "검찰개혁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 관련 사항"이라며 "이 공수처 설치를 최우선에 두고, 집중해서 (협상을) 진행하자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수사권조정)에 함께 오른 선거개혁 법안과 분리해 검찰개혁 법안을 선(先)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이번엔 공수처 법안만 따로 떼어서 먼저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새 전략을 세운 셈이다.

이는 전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검찰개혁 완수 촉구 촛불집회 등 지지층을 중심으로 나오는 강력한 개혁 요구에 호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원내대표는 특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서초동에서 내려진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의 명령이 국회로 전달돼 왔다"며 "더 많은 촛불이 파도가 돼 여의도를 가득 채우게 될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는 국민이 발동하는 검찰개혁의 지상명령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결정에 따라 오는 21일과 23일 예정된 한국당, 바른미래당과의 교섭단체 회동에서 '공수처 선처리'에 대한 입장을 설득할 예정이다.

그 이후엔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공조한 소수야당과의 협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1일 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하는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열리는데 이어 23일에는 3당 원내대표들과 실무의원 3인이 함께 머리를 맞대는 '3+3 회동'과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한 여야 3당 실무의원들의 회동이 각각 개최된다.

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에게 "3+3 회동 등에서 이 부분에 대해 마지막으로 설명하고, 안된다고 하면 제2의 공조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개혁 법안을 먼저 처리하기로 한 여야4당의 당초 합의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4당이 합의한 내용에 대한 조정을 미리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조정해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與 "공수처부터 먼저"…'4당 공조' 복원 꾀하며 檢개혁 드라이브
민주당은 공수처 설치 법안과 관련해 열린 태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함께 패스트트랙에 오른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공수처 설치법의 내용과 관련, "기소심의위원회에 대해서 열어놓고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걸 공동위원장은 국회의원을 공수처의 수사대상으로 삼되 기소권을 검찰에 두는 민주당 안과 관련, "(대상에) 국회의원이 빠진 것처럼 오해를 산다면 반드시 수사·기소권을 같이 하는 쪽으로 공수처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한국당이 전날 광화문에서 문재인정부 규탄 집회를 개최한 데 대해서는 "거짓 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한다"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집회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거짓과 공포를 조장하는 왜곡이 난무했다"며 "한국당이 공수처 공수처를 결사반대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때처럼 검찰과 결탁하려는 특권 본능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이종걸 공동위원장은 이른바 '삼성 떡값 리스트' 사건을 거론한 뒤 "공수처법은 리스트에 올랐지만 조사와 처벌을 받지 않은 황교안 검사(현 자윤국당 대표)와 같은 사람들을 조사하는 법"이라며 "검찰에 꼭 필요한 법으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공동위원장도 "공수처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검찰이 무능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뜻을 따를 것인지 거역할지의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상희 공동위원장은 "공수처는 한나라당(옛 자유한국당) 총재인 이회창 총재도 도입을 요구했었다"며 "이제 와서 한국당이 설치를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국민을 무시하고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