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은 외국에 일왕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리는 성격이 강하다. 지난 5월 이미 일왕의 표식인 삼종신기(三種の神器: 칼, 거울, 곡옥)를 물려받는 의식을 했고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를 공표했다. 이는 일본 내부용이다. 이번 행사는 세계 각국 정상과 왕족을 초빙해 공식 즉위식을 여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즉위식에 일본과 국교를 맺고 있는 195개국 국가 원수와 국제기구 대표 등 2500여 명을 초청했다. 180여 명의 각국 정상급 인사가 일본을 찾을 예정이다.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급 인사가 다수 참석한다. 찰스 영국 왕세자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 왕정국가 최고위급 인사들의 방문도 줄을 이을 예정이다. 한국에선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표로 참석한다. 이 총리는 이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 정상회담을 조율할 예정이다.

미국에선 당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등의 영향으로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이 참석하기로 했다.

1990년 11월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즉위식은 고쿄(皇居·왕궁)에서 삼종신기 중 하나인 거울 앞에 서서 즉위사실을 보고하는 왕실행사로 시작했다. 이어 옥좌에 오른 뒤 총리가 만세삼창을 하고 자위대가 예포를 쏴 즉위를 축하하는 형식으로 열렸다. 이번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도 비슷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식 당일 저녁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에서 온 사절단을 초대해 궁정만찬을 연다. 즉위식 다음날에는 아베 총리 주최 만찬이 열린다. 당초 즉위식 직후 열릴 예정이던 일왕의 카퍼레이드는 최근 일본을 강타한 태풍 하기비스 피해자들을 고려해 다음달 10일로 연기됐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