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리 추격 따돌린 토머스…2년 만에 'CJ컵 왕좌' 다시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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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더CJ컵 20언더파 우승
통산 11승 신고
대니 리와 팽팽한 힘겨루기
14번홀 버디로 승기 잡아
막판 집중력 빛난 승부사
통산 11승 신고
대니 리와 팽팽한 힘겨루기
14번홀 버디로 승기 잡아
막판 집중력 빛난 승부사
20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파72·7241야드) 14번홀(파4). 저스틴 토머스(26·미국)와 공동 선두를 달리던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9·한국 이름 이진명)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가파른 경사면 윗단 러프 속에 공이 잠겼다.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공을 보낸 토머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 다시 러프로 들어갔다. 대니 리는 가까스로 파를 잡는 데 그쳤다. 토머스는 두 번째 샷을 핀에 가깝게 붙여 버디를 잡았다. ‘시소게임’ 같았던 승부가 토머스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벙커에 발목 잡힌 고국에서의 우승
더CJ컵 초대 챔피언 토머스가 2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적어내며 2위 대니 리를 두 타 차로 제치고 통산 11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아시아 대회로는 네 번째 우승. 2017년 더CJ컵 초대 챔피언에 오른 토머스는 올해 8월 BMW 챔피언십 이후 2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해 우승 상금 175만5000달러(약 20억7000만원)를 챙겼다. 그는 우승을 확정한 뒤 “대니 리가 워낙 잘쳐 오늘 굉장히 힘겨웠다”며 “하지만 17번홀 보기를 빼면 필요할 때 필요한 샷이 안정적으로 나와 우승한 것 같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최종 라운드는 일찌감치 토머스와 대니 리 간 매치 플레이 양상으로 치달았다. 전반에는 토머스가 우세했다. 1번홀(파4)과 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1~3번홀 연속 파를 지킨 대니 리를 두 타 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이어진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내주면서 버디를 잡은 대니 리와 다시 어깨를 나란히 했다. 7번홀(파3)에서 대니 리가 버디를 잡으면 토머스가 8번홀(파4)에서 반격하는 식이었다.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힘의 균형은 14번홀에서 깨지기 시작했다. 페어웨이를 지킨 토머스가 버디를 잡으며 한 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15번홀(파4)에서는 두 선수의 격차가 두 타 차로 더 벌어졌다. 티샷을 벙커에 보낸 대니 리의 두 번째 샷이 또다시 벙커에 빠지면서 이날 첫 보기를 내줬기 때문이다. 대니 리는 16번홀(파4)에서도 벙커에 발목이 잡혀 보기를 범했다. 타수 차가 3타로 벌어졌다.
드라마 같은 반전이 연출될 뻔도 했다. 토머스가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내줘 두 타 차로 다시 격차가 좁혀진 18번홀(파5). 둘 다 2온에 성공한 가운데 대니 리가 10m가 넘는 이글 퍼트를 시도했다. 공은 오르막을 타고 강하게 굴러 홀 쪽으로 곧장 향했다. 이 공이 들어가고 토머스가 버디를 잡지 못하면 동타가 되고 연장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 이글 퍼트에 실패한 토머스는 2m가 넘는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남겨 두고 있었다. 하지만 대니 리가 친 회심의 이글 퍼트는 홀을 맞고 튀어나오고 말았다. 대니 리는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연장전 가능성에 가슴을 졸였던 토머스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밀어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최경주 “가급적 정규 투어에서 뛸 것”
‘탱크’ 최경주(49)가 10언더파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쳐 ‘맏형’의 존재감을 더했다. 최종 라운드의 경기력이 눈부셨다.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엮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그는 2020년 5월이 지나면 만 50세가 돼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가급적 오래 정규 투어에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을 이어갈 생각이다.
그는 “2019~2020시즌까지 PGA투어 시드가 있기 때문에 페덱스컵 상위 12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며 “2020~2021시즌에도 시드를 유지하면 더 오래 PGA투어에 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쓰야마 히데키(27·일본)가 이날만 7타를 줄여 15언더파 공동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6타를 줄인 게리 우들랜드(35·미국)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첫날 단독선두에 올랐던 안병훈(28)은 13언더파 공동 6위로 한국 국적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아들었다. 3라운드에서 1타를 잃는 바람에 우승경쟁의 동력을 잃은 게 아쉬움을 남겼다. 강성훈(32)과 김시우(24)가 8언더파 공동 26위, 아시아 최초 신인왕 임성재(21)가 5언더파 공동 39위로 대회를 마쳤다. 통산 44승의 필 미컬슨(49·미국)은 7언더파 공동 31위를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브룩스 켑카(26·미국)는 전날 3라운드 시작 전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켑카는 기권 후 절뚝거리면서도 팬사인회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더CJ컵에는 나흘간 4만6314명의 갤러리가 다녀갔다. 1회 3만5000명, 2회 4만1000명에 이어 또다시 규모가 커졌다. 이번 대회는 세계 226개국, 약 10억 가구에 중계 방송됐다는 게 CJ 측 설명이다.
서귀포=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벙커에 발목 잡힌 고국에서의 우승
더CJ컵 초대 챔피언 토머스가 2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적어내며 2위 대니 리를 두 타 차로 제치고 통산 11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아시아 대회로는 네 번째 우승. 2017년 더CJ컵 초대 챔피언에 오른 토머스는 올해 8월 BMW 챔피언십 이후 2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해 우승 상금 175만5000달러(약 20억7000만원)를 챙겼다. 그는 우승을 확정한 뒤 “대니 리가 워낙 잘쳐 오늘 굉장히 힘겨웠다”며 “하지만 17번홀 보기를 빼면 필요할 때 필요한 샷이 안정적으로 나와 우승한 것 같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최종 라운드는 일찌감치 토머스와 대니 리 간 매치 플레이 양상으로 치달았다. 전반에는 토머스가 우세했다. 1번홀(파4)과 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1~3번홀 연속 파를 지킨 대니 리를 두 타 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이어진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내주면서 버디를 잡은 대니 리와 다시 어깨를 나란히 했다. 7번홀(파3)에서 대니 리가 버디를 잡으면 토머스가 8번홀(파4)에서 반격하는 식이었다.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힘의 균형은 14번홀에서 깨지기 시작했다. 페어웨이를 지킨 토머스가 버디를 잡으며 한 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15번홀(파4)에서는 두 선수의 격차가 두 타 차로 더 벌어졌다. 티샷을 벙커에 보낸 대니 리의 두 번째 샷이 또다시 벙커에 빠지면서 이날 첫 보기를 내줬기 때문이다. 대니 리는 16번홀(파4)에서도 벙커에 발목이 잡혀 보기를 범했다. 타수 차가 3타로 벌어졌다.
드라마 같은 반전이 연출될 뻔도 했다. 토머스가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내줘 두 타 차로 다시 격차가 좁혀진 18번홀(파5). 둘 다 2온에 성공한 가운데 대니 리가 10m가 넘는 이글 퍼트를 시도했다. 공은 오르막을 타고 강하게 굴러 홀 쪽으로 곧장 향했다. 이 공이 들어가고 토머스가 버디를 잡지 못하면 동타가 되고 연장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 이글 퍼트에 실패한 토머스는 2m가 넘는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남겨 두고 있었다. 하지만 대니 리가 친 회심의 이글 퍼트는 홀을 맞고 튀어나오고 말았다. 대니 리는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연장전 가능성에 가슴을 졸였던 토머스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밀어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최경주 “가급적 정규 투어에서 뛸 것”
‘탱크’ 최경주(49)가 10언더파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쳐 ‘맏형’의 존재감을 더했다. 최종 라운드의 경기력이 눈부셨다.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를 엮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그는 2020년 5월이 지나면 만 50세가 돼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서 뛸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가급적 오래 정규 투어에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을 이어갈 생각이다.
그는 “2019~2020시즌까지 PGA투어 시드가 있기 때문에 페덱스컵 상위 12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며 “2020~2021시즌에도 시드를 유지하면 더 오래 PGA투어에 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쓰야마 히데키(27·일본)가 이날만 7타를 줄여 15언더파 공동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6타를 줄인 게리 우들랜드(35·미국)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첫날 단독선두에 올랐던 안병훈(28)은 13언더파 공동 6위로 한국 국적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아들었다. 3라운드에서 1타를 잃는 바람에 우승경쟁의 동력을 잃은 게 아쉬움을 남겼다. 강성훈(32)과 김시우(24)가 8언더파 공동 26위, 아시아 최초 신인왕 임성재(21)가 5언더파 공동 39위로 대회를 마쳤다. 통산 44승의 필 미컬슨(49·미국)은 7언더파 공동 31위를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브룩스 켑카(26·미국)는 전날 3라운드 시작 전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켑카는 기권 후 절뚝거리면서도 팬사인회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더CJ컵에는 나흘간 4만6314명의 갤러리가 다녀갔다. 1회 3만5000명, 2회 4만1000명에 이어 또다시 규모가 커졌다. 이번 대회는 세계 226개국, 약 10억 가구에 중계 방송됐다는 게 CJ 측 설명이다.
서귀포=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