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3사 중 처음
넷플릭스 영화에 빗장 푼 메가박스…'더 킹:헨리5세' 개봉
메가박스가 넷플릭스 영화에 빗장을 풀었다.

메가박스는 멀티플렉스 3사 가운데 처음으로 넷플릭스 최신 영화 '더 킹: 헨리 5세'를 개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영화는 다음 달 1일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이달 23일부터 메가박스에서 상영된다.

그동안 CGV,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들은 넷플릭스 영화를 '보이콧'했다.

통상 극장 개봉용 영화는 2∼3주간의 홀드 백 기간을 둔 뒤 주문형 비디오(VOD) 등 2차 판권시장에서 상영되지만, 넷플릭스 영화는 홀드 백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넷플릭스 서비스와 극장 동시개봉을 추진하면서 멀티플렉스들의 반발을 사 전국 개인 극장에서만 개봉했다.

지난해에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고 이틀 뒤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들은 "극장과 온라인에 동시 개봉할 경우 영화 생태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온라인과 모바일, IPTV 등 영화를 보는 플랫폼이 다양해진 상황에서 극장 선(先) 개봉 방식 고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메가박스가 이번에 넷플릭스 영화에 문을 연 것도 이런 변화와 관객 요구를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메가박스 측은 "최근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고, 영상 콘텐츠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극장이 제공하는 선명한 스크린과 생생한 사운드를 통해 OTT 콘텐츠를 관람하고 싶은 관객들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가박스는 '더 킹: 헨리 5세' 이외에 연내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 세 편 '아이리시맨'(11월 20일 개봉 예정)과 '결혼 이야기'(11월 27일), '두 교황'(12월 11일)도 개봉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CGV와 롯데시네마 측은 "영화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극장에서 통상적인 상영 기간이 필요하다"며 넷플릭스 영화 개봉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에 개봉하는 '더 킹: 헨리 5세'는 자유롭게 살아가던 왕자 할이 왕좌에 올라 전쟁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의 운명을 짊어지며 위대한 왕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올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데이비드 미쇼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뛰어난 영상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아카데미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티모테 샬라메의 명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