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영업'을 처음 도입해 퍼뜨린 일본 최대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 재팬'이 일손 부족 등을 이유로 24시간 영업 원칙을 포기했다.

이 회사는 21일 실험적으로 시행했던 단축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내달부터 일부 가맹 점포에서 24시간 영업을 종료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심야에 문을 닫고 단축 영업을 실험적으로 해온 10개 점포 가운데 8개 점포가 우선 대상이 된다.

회사 측은 정식으로 단축 영업을 하는 점포 이름과 해당 지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나가마쓰 후미히코(永松文彦) 세븐일레븐 재팬 사장은 "수요가 있다면 24시간 영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손 부족으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점포가 있다"며 24시간 영업원칙을 포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도시 불야성 효시' 日세븐일레븐 '24시간 영업 원칙' 포기
'24시간 영업' 비즈니스 모델의 효시인 세븐일레븐의 이번 결정은 무휴 영업을 하는 유통 및 음식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74년 도쿄 고토(江東)구에 1호점을 낸 세븐일레븐은 1975년 후쿠시마(福島) 점포에서 처음으로 24시간 영업 시스템을 도입했고, 연중무휴로 온종일 영업하는 이 방식은 점차 슈퍼마켓이나 약국 등으로 퍼져 하나의 원칙으로 정착됐다.

그러나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심야 근로 기피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24시간 영업을 해온 업계가 전체적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작년 1월 국내 점포 수에서 2만개를 돌파한 세븐일레븐 재팬은 지난 2월 임의로 단축 영업을 강행한 오사카(大阪) 지역의 한 프랜차이즈(FC) 가맹 점포와 갈등을 빚어 일본에서 큰 논란이 됐다.

해당 가맹점포 주인은 심야 시간대에 일할 아르바이트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운 데다가 심야 시간대의 시급이 상대적으로 높아 가게 문을 열어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주무 부처인 일본 경제산업성이 업계에 개선계획을 마련하라고 주문했고, 세븐일레븐 측은 가맹 점포를 상대로 단축 영업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하는 등 대응책을 모색해 왔다.
'도시 불야성 효시' 日세븐일레븐 '24시간 영업 원칙' 포기
세븐일레븐 측의 조사에서 응답한 약 1만4천500개 점포 중 15%가량인 2천200여곳이 실험적으로 단축 영업을 하거나 단축 영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실험적으로 단축 영업에 돌입한 세븐일레븐 가맹점은 230여곳에 달한다.

훼미리마트, 로손 등 일본의 다른 편의점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훼미리마트의 지난 6월 점포 대상 설문 조사에선 약 1만4천500곳의 절반 정도가 영업시간 단축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현재 600여 곳이 실험적으로 단축 영업을 하고 있다.

이미 24시간 영업원칙을 포기한 로손도 단축 영업 점포가 현재 1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24시간 영업을 통해 '도시 불야성'으로 성장해온 편의점업계가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사회구조 변화로 갈림길에 서게 됐다며 단축 영업으로 내몰리는 점포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