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주의보나 한파주의보 등 기상특보가 내려지면 평소보다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확률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날씨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가 단순한 ‘설’은 아니라는 얘기다.

"기상특보 발효되는 날, 코스피 하락 확률 높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2일 발간한 ‘날씨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행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특보가 발효된 총 66일 중 주식시장이 열린 41일의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평균 0.26% 하락했다. 특보가 없는 날 평균 코스피지수 등락폭(-0.03%)보다 0.23%포인트 더 떨어졌다.

각종 기상특보 중에서도 호우와 한파주의보가 있는 날에 코스피지수 감소폭이 더 컸다. 지난해 호우주의보가 내렸던 총 18일의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0.43%에 달했다. 한파주의보가 발효됐을 때(12일)도 코스피지수가 평균 0.38% 고꾸라졌다.

날씨가 궂은 날의 주식시장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은 해외 논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2003년 미국 뉴욕에서 연간 일조량과 주식 수익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하루 종일 해가 난 날의 평균 수익률은 24%에 달했다. 하루 종일 흐린 날의 평균 주식 수익률은 8%에 그쳤다.

양정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맑은 날씨가 소비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주식을 구매하게 한다는 분석이 많다”며 “국내 주식시장 거래량이나 거래대금도 날씨와 상관관계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3억9000만 주였지만 기상특보가 있는 날 거래량은 3억8000만 주로 1000만 주 적었다. 거래대금도 하루 평균 6조3000억원인 데 비해 특보가 있는 날은 6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날씨는 신용카드 이용 행태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가 지난해 하나카드의 신용카드 하루 평균 매출 정보와 기상청 날씨 정보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전체적으로는 날씨가 맑은 날의 카드 매출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