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이 닦아준 '말뫼의 눈물'…유럽 최고 스타트업 도시로 부활
스웨덴 남서쪽 발트해 연안의 항구도시 말뫼. 1970년대까지 세계 최대이던 코쿰스조선소가 있던 산업 도시다.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코쿰스조선소가 한국 조선업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1987년 폐쇄되자 도시에 위기가 찾아왔다.

무너진 지역경제를 살린 건 대학이었다. 1998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인력 공급을 목표로 말뫼대가 설립된 뒤 유럽 각지에서 젊은 인재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혁신강국’ 스웨덴이 보유한 우수한 기초과학 역량을 앞세운 스타트업들이 말뫼에 속속 둥지를 틀었다. 말뫼는 20여 년 만에 유럽 최고 스타트업 도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른바 ‘말뫼의 기적’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말뫼를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디자인 등을 중심으로 하는 첨단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 신생 대학인 말뫼대는 기업에 우수한 젊은 인재를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말뫼에 자리잡은 스타트업이 창출한 일자리는 지금까지 6만여 개에 달한다. 말뫼시 인구도 최근 20년 새 약 10만 명 증가해 32만 명이 됐다.

조선산업 구조조정으로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진 경남 거제, 전북 군산 등 국내 지방 도시들이 ‘말뫼의 기적’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말뫼=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