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서 설전…'조국 사태' 놓고 평행선
洪 "柳, 나대다 칼 맞아"…조국에 '사내새끼' 발언 취소·사과
柳 "洪, 야인으로 너무 오래 있어 피해 의식 심해"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22일 MBC '100분 토론'에서 다시 격돌했다.

이날 토론은 '공정과 개혁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주요 쟁점이 됐다.

지난 6월 유튜브 공동 방송 '홍카레오'에서 10가지 주제를 놓고 160분 동안 벌인 토론 배틀에 이은 4개월여만의 재회다.

포문은 홍 전 대표가 먼저 열었다.

홍 전 대표는 "조국 씨가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법무부 장관을 간다고 떠들 때 내가 '나대지 마라. 나대면 칼 맞는다'라고 했다"며 "(그런데) 칼을 맞아도 그냥 맞은 게 아니다.

이건 가족 범죄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이사장이) 조국 쉴드(방어막) 치려고 법원을 야단치고, 검찰을 야단치고, KBS도 야단치고, 야당도 야단치고 너무 나대니깐 문제가 생기지 않나"라며 "'저 양반이 저러다가 또 칼 맞는다'라고 나는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 이사장은 "조국 교수의 가족을 가족 사기범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충분한 근거가 없고,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국 교수, 정경심 교수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본다"며 "근거들이 제 나름대로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의 자녀의 입시 특혜 논란과 관련해선 두 사람이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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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장은 "경쟁 과정이 공정한가에 대한 의문을 심각하게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고, 홍 전 대표도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 모두 다 아니었다"고 했다.

반면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유 이사장은 "100여명의 특수부 인력을 동원해 샅샅이 가족의 모든 삶을 뒤지는 식의 수사가 과연 공정한가"라고 지적했지만, 홍 전 대표는 정경심 교수와 조 전 장관의 동생이 검찰 조사를 받는 태도를 지적하며 "말하자면 수사방해"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검찰개혁을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홍 전 대표는 "특수부를 증원해 먼지털이식 수사를 해서 박근혜 정부의 행정관까지 다 잡아넣더니, 정권 중반기를 넘어가 자기들이 당하게 생기니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만들려 한다"며 "이건 민변 검찰청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삼권분립이 살아있어서 대통령 탄핵도 하고, 조기 선거도 한 전 세계가 놀라는 새로운 모범적 민주국가"라며 "홍 전 대표가 야인으로 너무 오래 계셔서 너무 심한 피해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유 이사장의 대권 도전 여부를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홍 전 대표는 "유시민이 진영의 대표주자로 이번 기회에 옹립됐다"며 "일약 좌파진영의 대권후보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조국 옹호 논리로 참 많이 (지지율) 손해를 봤다"고 꼬집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저한테 '너무 일찍 움직였다', '이건 마이너스다', '집토끼 잡고 산토끼 잡으러 간다'라는 이야기를 한다"며 "제가 정치하고, 대권 도전할 생각이 있으면 홍 전 대표 말대로 한다.

이렇게 안한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전 바보가 아니다.

홍 전 대표와 선거판에서 볼 일 없다"면서 대권 도전론을 재차 일축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의 유튜브 모금 문제를 거론하며 재차 공격에 나섰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 이사장을 '정치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분류해 유튜브 모금에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홍 전 대표는 "(대선에 나오면) 유튜브에서 벌어놓은 것을 다 내놔야 한다"고 엄포를 놨다.

유 이사장은 "정치를 재개해도 안 내놓아도 된다고 한다.

선관위 해석을 받았다"면서도 "내가 (출마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유 이사장이 "저는 당적이 없다"고 하자, 홍 전 대표가 "민주당의 규율부장이지 않나"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경제 문제에 대해선 홍 전 대표는 "세계 경제 탓을 하더라. 핑계로 성공한 건 대한민국에 김건모뿐"이라고 했고, 유 이사장은 "국제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TV로 방영된 '100분 토론' 이후에도 40분가량 토론이 이어졌고 이는 이 프로그램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계됐다.

여기선 논란성 발언도 나왔다.

홍 전 대표는 조 전 장관이 정경심 교수 등 가족이 연루된 혐의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인 데 대해 "여자에게 '너 감옥 갔다온나'라니 그런 법이 어딨나.

나는 내 각시를 그런 식으로 내몰지 않는다"라며 "내가 왜 조국에게 화가 났겠나.

쟤는 사내새끼가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토론의 질문자로 참여한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각시란 말이나 '사내가 가야지'란 말은 성인지 감수성에 떨어진다는 비판을 듣기 쉬울 것 같다"고 지적했고, 홍 전 대표는 "각시는 경상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그 말을 못 하게 하면 전라도에 가서 살라는 것인가"라며 불편한 내색을 했다.

다만 토론 말미에 "아까 '사내새끼'라는 말은 취소하겠다"라며 "내가 방송이 아닌 줄 알고 이야기했는데 사과한다"면서 상황을 수습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전날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촛불 계엄령' 계획에 연루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유 이사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한 분이 모른다고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홍 전 대표는 "나는 그때 경남지사를 해서 계엄령을 하려고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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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