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 상장지수펀드(ETF) 수요는 치솟고 있지만 국제 금 가격이 1400달러 후반에 정체돼 있다. 투자는 늘었지만 장신구 수요 부진으로 금 가격이 부진해서다. 전문가들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길게는 내후년까지 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오전 10시 1분 현재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가격은 온스 당 1492.3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10일 1500.9달러에 장을 마친 이후 줄곧 1400달러 후반에 머물러 있다.

금 가격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투자자들은 금 ETF를 계속 찾고 있다. 금 ETF는 현물 금에 투자하는 펀드다. 투자자들이 ETF를 매수하면 유입된 자금으로 현물 금을 매입하는 구조다.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9월 금 ETF의 금 보유량은 전달보다(기준이 뭔지) 75톤 늘어나면서 총 2808톤을 기록했다. 미국이 52%, 유럽연합이 44%를 보유하고 있다.

김수정 SK증궈 연구원은 "주목할 만한 점은 금 ETF의 보유량이 7년래 최고 수준이라는 점점"이라며 "2012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던 2800톤을 넘어섰지만 금 가격은 당시 1700달러에 못 미치는 1400달러 후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했다.

금 가격이 주춤한 것은 투자 측면에서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장신구 측면에서의 수요가 부진해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 ETF와 관련한 투자 수요는 10년 평균 1%를 기록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3%까지 올라오면서 큰 폭 늘었다"며 "다만 금 가격이 과거와 달리 부진한 것은 장신구 측면에서의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국과 인도의 금 장신구 수요 비중은 약 50%에 달하는데 미중 무역분쟁, 세계 경기 확장 후반부(레이트 사이클) 등의 영향으로 장신구 수요가 줄면서 금 가격을 지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각국 중앙은행 정책 방향이 완화적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금리 반등 등으로 올해 4분기까지는 금 가격이 주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내년 말까지 긴 호흡에서 본다면 경기 부진에 따른 세계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금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계속되는 한 2021년 초반까지는 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당장 내년 1차 목표는 1715달러로 예상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