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손실 4천367억원…4분기 구조조정 비용 반영 가능성
LCD 판가 하락에 희망퇴직·조직개편 '속도'…내년 상반기도 흑자 어려워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LG디스플레이가 올해 3분기 4천36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판가 하락이 이어지며 관련 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지속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4분기에는 사업 구조조정 비용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어서 투자 업계는 올해 역대 최악의 실적인 1조원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 나선 LG디스플레이, 올해 적자 1조원 넘어설 듯
◇ LCD 판가 급락에 3분기도 '속수무책'…2011년 이후 최악

올해 3분기 적자는 4천367억원으로 지난 2011년 3분기 4천920억원 적자 이후 분기별 최대 적자 폭이다.

지난 2분기 3천687억원보다도 크게 늘었다.

전분기에 이어 역시 LCD 패널의 가격 하락 영향이 가장 컸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3분기 실적에 대해 "LCD TV 패널 가격이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급락하고 관련 공장 가동률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LCD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가팔라 적자 폭도 생각보다 컸다는 게 업계 평가다.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7% 하락했고, 65인치는 12%, 77인치는 16% 떨어졌다.

이밖에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신규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 비용도 반영됐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것도 결국은 LCD 가격하락에 따른 특단의 조치였다.

지난달 16일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뒤, 회사는 희망퇴직과 조직개편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LCD 사업부 일부 인력을 대형 OLED 및 중소형 플라스틱 OLED 사업으로 전환 배치했으며 희망퇴직은 이달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실적 발표로 LCD 사업의 한계가 다시 한번 드러난 만큼 LG디스플레이는 새 수장인 정호영 사장의 지휘 아래 OLED로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조조정 나선 LG디스플레이, 올해 적자 1조원 넘어설 듯
◇ 올해 적자 1조원 넘는다…"구조조정 일회성 비용 여파"

다만 구조조정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투자업계의 추정이다.

이날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손실은 3천67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정대로라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만 연간 1조3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적자폭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2011년(9천240억원 적자)보다 4천억원 가까이 크다.

가장 큰 원인은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과 LCD 라인 일부 가동 중단 등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빈 연구원은 4분기 무려 6천750억원의 적자를 전망하며 "10월 부로 LCD TV 팹(공장) P7, P8에 해당하는 월 캐파(생산능력) 24만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고 인력 구조 역시 변화가 예상돼 관련 비용은 4천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조조정 비용 발생으로 (4분기) 적자 폭은 5천억원대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OLED 라인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 비용까지 포함하면 이러한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구조조정에 따른 사업 효율화, 도쿄올림픽과 생산 축소에 따른 LCD 업황 회복, OLED 사업 확대 등은 내년 실적 개선의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