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옥석' 가릴 때…호주 신재생에너지·中東지역 투자 유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ASK 2019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투자 컨퍼런스
대체투자 트렌드 변화
시장 성숙해져 高수익 힘들지만
인프라, 확실한 수익 보장 '장점'
대체투자 트렌드 변화
시장 성숙해져 高수익 힘들지만
인프라, 확실한 수익 보장 '장점'
“호주 정부가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급격히 줄이고 있습니다. 호주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1200억달러(약 140조원) 규모의 투자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샘 레이놀즈 옥토퍼스인베스트먼트 호주 대표)
“유망 투자처로 각광받는 인프라는 경쟁이 치열해지며 추가 수익을 내기가 더 어려워졌죠. 투자 지역과 규모 등 조건에 따라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아비 트레츠키 랜드마크파트너스 전무)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9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프라 투자가 세계 대체투자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글로벌 큰손’들이 사모 인프라펀드 투자에 나서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투자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소개했다. ‘대세’로 자리 잡은 인프라 투자
리서치 회사 프레킨이 글로벌 투자자를 상대로 앞으로 1년간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인프라 투자 비중을 유지하겠다’와 ‘더 늘리겠다’는 답변은 79%에 달했다. ‘인프라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률(16%)을 압도했다.
인프라에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매력적인 수익률 때문이다. 아비 트레츠키 랜드마크파트너스 전무는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8.7%인 데 비해 ‘세컨더리 인프라펀드’(다른 인프라펀드의 투자 대상을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펀드)는 두 배 이상인 17.5%의 내부수익률(IRR)을 올릴 수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글로벌 대체투자회사인 맥쿼리인프라스트럭처리얼애셋(MIRA)은 인프라 중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데이비드 틸스톤 MIRA 전무는 “10년짜리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수익률이 연 8~12%에 달한다”며 “국내총생산(GDP)과 상관관계가 적어 경기에 덜 민감하면서도 거래가 활발하고 사회책임투자(ESG)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270억달러를 사모 인프라펀드에 투자한 랜드마크파트너스의 추천 투자 대상은 세컨더리 전문 사모 인프라펀드다. 이 펀드는 자산을 본래의 가치보다 할인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트레츠키 전무는 “2007년 사모 인프라펀드의 수익률이 공모 인프라펀드(S&P글로벌인프라지수)를 뛰어넘은 이래 수익률 격차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1250억달러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캐나다 투자회사 피에라캐피털은 운용자산 규모가 중형인 ‘개방형 인프라펀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형 인프라펀드 수요가 늘면서 2000년 8개에 불과했던 펀드 숫자가 53개로 늘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에 달한다. 시어런 헨리 피에라캐피털 선임부회장은 “개방형 인프라펀드 시장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해 전문 투자회사들이 이 지역 비중을 앞다퉈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옥석 가리기 해야”
전문가들은 인프라 시장이 성숙하면서 과거보다 고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더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옥토퍼스인베스트먼트는 호주의 신재생에너지를 추천했다. 호주 정부의 정책 변화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호주 정부는 2020년 전체 화력발전소의 55%가 가동한 지 30년을 넘겨 노후화함에 따라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샘 레이놀즈 대표는 “현재 15%인 호주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023년 7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200개 프로젝트에 66억달러를 투자하는 에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의 사미르 아민 에버딘글로벌 대표는 중동 지역의 인프라시장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 시장은 2013년 2740억달러에서 2023년 1조5850억달러로 다섯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아민 대표는 “1960년 이후 인구가 11배 늘어난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지역국가(GCC)는 엄청난 인프라 투자 수요가 있는 지역”이라며 “신규 민·관 합작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국내 연기금 큰손도 “투자 확대”
국민연금 등 국내 큰손들도 해외 인프라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윤혜영 국민연금 인프라투자실 팀장은 “시장 추세를 반영해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매력적인 자산이라면 5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서진 한국투자공사(KIC) 인프라팀 부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사회 인프라, 헬스케어 투자 등 투자처를 다양화할 것”이라며 “사회책임투자의 중요성을 반영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는 전략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영효/김채연/이동훈 기자 hugh@hankyung.com
“유망 투자처로 각광받는 인프라는 경쟁이 치열해지며 추가 수익을 내기가 더 어려워졌죠. 투자 지역과 규모 등 조건에 따라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아비 트레츠키 랜드마크파트너스 전무)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19 글로벌 부동산·인프라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프라 투자가 세계 대체투자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글로벌 큰손’들이 사모 인프라펀드 투자에 나서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투자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소개했다. ‘대세’로 자리 잡은 인프라 투자
리서치 회사 프레킨이 글로벌 투자자를 상대로 앞으로 1년간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인프라 투자 비중을 유지하겠다’와 ‘더 늘리겠다’는 답변은 79%에 달했다. ‘인프라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률(16%)을 압도했다.
인프라에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매력적인 수익률 때문이다. 아비 트레츠키 랜드마크파트너스 전무는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8.7%인 데 비해 ‘세컨더리 인프라펀드’(다른 인프라펀드의 투자 대상을 전문적으로 사들이는 펀드)는 두 배 이상인 17.5%의 내부수익률(IRR)을 올릴 수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글로벌 대체투자회사인 맥쿼리인프라스트럭처리얼애셋(MIRA)은 인프라 중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데이비드 틸스톤 MIRA 전무는 “10년짜리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수익률이 연 8~12%에 달한다”며 “국내총생산(GDP)과 상관관계가 적어 경기에 덜 민감하면서도 거래가 활발하고 사회책임투자(ESG)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270억달러를 사모 인프라펀드에 투자한 랜드마크파트너스의 추천 투자 대상은 세컨더리 전문 사모 인프라펀드다. 이 펀드는 자산을 본래의 가치보다 할인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트레츠키 전무는 “2007년 사모 인프라펀드의 수익률이 공모 인프라펀드(S&P글로벌인프라지수)를 뛰어넘은 이래 수익률 격차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1250억달러의 운용자산(AUM)을 굴리는 캐나다 투자회사 피에라캐피털은 운용자산 규모가 중형인 ‘개방형 인프라펀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형 인프라펀드 수요가 늘면서 2000년 8개에 불과했던 펀드 숫자가 53개로 늘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에 달한다. 시어런 헨리 피에라캐피털 선임부회장은 “개방형 인프라펀드 시장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해 전문 투자회사들이 이 지역 비중을 앞다퉈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옥석 가리기 해야”
전문가들은 인프라 시장이 성숙하면서 과거보다 고수익을 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더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옥토퍼스인베스트먼트는 호주의 신재생에너지를 추천했다. 호주 정부의 정책 변화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호주 정부는 2020년 전체 화력발전소의 55%가 가동한 지 30년을 넘겨 노후화함에 따라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샘 레이놀즈 대표는 “현재 15%인 호주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023년 7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200개 프로젝트에 66억달러를 투자하는 에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트의 사미르 아민 에버딘글로벌 대표는 중동 지역의 인프라시장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 시장은 2013년 2740억달러에서 2023년 1조5850억달러로 다섯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아민 대표는 “1960년 이후 인구가 11배 늘어난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지역국가(GCC)는 엄청난 인프라 투자 수요가 있는 지역”이라며 “신규 민·관 합작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국내 연기금 큰손도 “투자 확대”
국민연금 등 국내 큰손들도 해외 인프라 투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윤혜영 국민연금 인프라투자실 팀장은 “시장 추세를 반영해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매력적인 자산이라면 5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서진 한국투자공사(KIC) 인프라팀 부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사회 인프라, 헬스케어 투자 등 투자처를 다양화할 것”이라며 “사회책임투자의 중요성을 반영해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는 전략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영효/김채연/이동훈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