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체질 바꾼 현대백화점그룹…K패션·K리빙 대표주자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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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덩치 키우기
新사업으로 성장동력 확보
속도 붙는 글로벌 진출
M&A로 덩치 키우기
新사업으로 성장동력 확보
속도 붙는 글로벌 진출
현대백화점그룹은 본래 매출 대부분이 백화점에서 나왔다. 계열사가 있긴 했지만 비중은 미미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때는 2012년부터다. 그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을 인수했다. 2012년에는 가구업체 리바트를, 2017년엔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잇따라 사들였다. 작년에는 건자재 업체 한화L&C도 편입했다. 신규 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정수기 등 가전 렌털(대여) 사업을 하는 현대렌탈케어를 2015년 설립했다. 작년에는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했다.
그 결과 현대백화점그룹의 매출은 2008년 6조5600억원에서 지난해 19조3000억원으로 세 배로 뛰었다. 직원 수는 기존 6917명에서 1만5903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계열사 증가로 백화점 매출 비중은 50% 미만으로 줄었다. 현대백화점에 ‘그룹’이란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아울렛·면세점 빠르게 안착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백화점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역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확장했다. 이 덕분에 남보다 늦게 시작한 사업에서도 빠르게 안착했다.
아울렛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2014년 아울렛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 신세계 등 경쟁사에 비해 진출 시기가 늦었지만 후발주자 ‘핸디캡’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현대백화점의 브랜드 파워와 운영 노하우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국내를 대표하는 아울렛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 아울렛은 작년 8월 증축한 이후 더 성장하고 있다. 재단장 1년 만에 방문객 수는 140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 매출은 42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4700억원, 내년엔 5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신규 아울렛 점포도 속속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6곳인 아울렛을 5년 안에 10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내년 대전과 경기 남양주 두 곳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연다. 2021년 경기 동탄 등에도 매장을 낼 예정이다.
면세점 사업은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잘 적용한 사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11월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일부를 면세점으로 바꿨다. 사업 초반 우려가 컸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이 과점한 면세점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가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하루 평균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섬 앞세워 K패션 글로벌 진출
패션 사업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한 축이다. 계열사인 한섬은 백화점 등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패션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생산하는 사업 구조를 가장 잘 갖추고 있다.
한섬의 올해 예상 매출은 약 1조3000억원. 2012년 인수 때보다 세 배가량 급증했다. 최근에는 내수 위주에서 벗어나 해외로 확장 중이다. 지난 1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프랑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에서 ‘시스템·시스템옴므’ 단독 쇼룸 행사도 열었다. 미국 백화점 블루밍데일즈, 이탈리아 패션 편집숍 안토니올리 등에도 입점했다. 세계 17개국, 40여 개 패션·유통사와 200만달러 규모의 계약도 맺었다.
한섬은 중국 유통 1위 상하이바이롄그룹과 손잡고 현지 여성복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 SJSJ에 대한 중국 독점 수출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중국 상하이에 SJSJ 매장 두 곳도 열었다. 한국 기업이 줄줄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섬은 반대로 새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섬과 옛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인 현대지앤에프를 이달 초 합병했다. 타미힐피거 DKNY 아메리칸이글 루즈앤라운지 SJYP 등의 브랜드가 한섬으로 편입됐다. 한섬의 기존 패션 노하우와 합쳐져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리빙·인테리어 사업도 강화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빙·인테리어 관련 사업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미국 리빙(생활) 브랜드 윌리엄소노마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2017년 확보했다. 작년에는 건자재 업체 한화L&C(현 현대L&C)도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인테리어 관련 매출은 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백화점에서 최근 매출 성장이 가장 큰 분야인 리빙·인테리어 사업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관련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리바트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경기 용인에 ‘리바트 스마트 팩토리’를 짓고 있다. 투자 규모가 1395억원에 달한다.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생산량이 연 55만 개에서 160만 개로 크게 늘어난다. 리바트 스마트 팩토리에는 대규모 물류센터도 함께 들어선다. 완공 시 기존 용인 공장 물류 시설과 합해 규모가 2만3000㎡에서 6만6000㎡로 약 2.5배 커진다. 하루 평균 출고 가능 물량이 이전보다 66% 늘어나게 된다.
현대L&C는 엔지니어드 스톤(인조대리석)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인조대리석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캐나다 1·2 생산라인에 더해 올 상반기 미국 텍사스 하넥스 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 하넥스 공장은 메틸메타아크릴(MMA) 계열의 인조대리석을 주로 생산한다. 주방 가구나 카운터 상판 등에 쓰이는 소재다. 병원, 학교, 박물관 등 상업시설 마감재로도 활용된다.
이 공장은 연 30만 장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체 하넥스 생산량의 약 40%에 이른다. 현대L&C는 이 공장 완공으로 글로벌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4위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리바트 가구에 현대L&C의 창호, 인조대리석 등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대리바트와 현대L&C뿐 아니라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과 협업해 리빙·인테리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때는 2012년부터다. 그해 패션 전문기업 한섬을 인수했다. 2012년에는 가구업체 리바트를, 2017년엔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잇따라 사들였다. 작년에는 건자재 업체 한화L&C도 편입했다. 신규 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정수기 등 가전 렌털(대여) 사업을 하는 현대렌탈케어를 2015년 설립했다. 작년에는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했다.
그 결과 현대백화점그룹의 매출은 2008년 6조5600억원에서 지난해 19조3000억원으로 세 배로 뛰었다. 직원 수는 기존 6917명에서 1만5903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계열사 증가로 백화점 매출 비중은 50% 미만으로 줄었다. 현대백화점에 ‘그룹’이란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아울렛·면세점 빠르게 안착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백화점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와 역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확장했다. 이 덕분에 남보다 늦게 시작한 사업에서도 빠르게 안착했다.
아울렛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2014년 아울렛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 신세계 등 경쟁사에 비해 진출 시기가 늦었지만 후발주자 ‘핸디캡’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현대백화점의 브랜드 파워와 운영 노하우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국내를 대표하는 아울렛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 아울렛은 작년 8월 증축한 이후 더 성장하고 있다. 재단장 1년 만에 방문객 수는 140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 매출은 42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4700억원, 내년엔 5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신규 아울렛 점포도 속속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6곳인 아울렛을 5년 안에 10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내년 대전과 경기 남양주 두 곳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연다. 2021년 경기 동탄 등에도 매장을 낼 예정이다.
면세점 사업은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잘 적용한 사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11월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일부를 면세점으로 바꿨다. 사업 초반 우려가 컸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이 과점한 면세점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가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하루 평균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섬 앞세워 K패션 글로벌 진출
패션 사업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한 축이다. 계열사인 한섬은 백화점 등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패션 상품을 직접 기획하고 생산하는 사업 구조를 가장 잘 갖추고 있다.
한섬의 올해 예상 매출은 약 1조3000억원. 2012년 인수 때보다 세 배가량 급증했다. 최근에는 내수 위주에서 벗어나 해외로 확장 중이다. 지난 1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프랑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에서 ‘시스템·시스템옴므’ 단독 쇼룸 행사도 열었다. 미국 백화점 블루밍데일즈, 이탈리아 패션 편집숍 안토니올리 등에도 입점했다. 세계 17개국, 40여 개 패션·유통사와 200만달러 규모의 계약도 맺었다.
한섬은 중국 유통 1위 상하이바이롄그룹과 손잡고 현지 여성복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 SJSJ에 대한 중국 독점 수출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중국 상하이에 SJSJ 매장 두 곳도 열었다. 한국 기업이 줄줄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섬은 반대로 새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섬과 옛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인 현대지앤에프를 이달 초 합병했다. 타미힐피거 DKNY 아메리칸이글 루즈앤라운지 SJYP 등의 브랜드가 한섬으로 편입됐다. 한섬의 기존 패션 노하우와 합쳐져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리빙·인테리어 사업도 강화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빙·인테리어 관련 사업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미국 리빙(생활) 브랜드 윌리엄소노마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2017년 확보했다. 작년에는 건자재 업체 한화L&C(현 현대L&C)도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인테리어 관련 매출은 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백화점에서 최근 매출 성장이 가장 큰 분야인 리빙·인테리어 사업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관련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리바트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경기 용인에 ‘리바트 스마트 팩토리’를 짓고 있다. 투자 규모가 1395억원에 달한다.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생산량이 연 55만 개에서 160만 개로 크게 늘어난다. 리바트 스마트 팩토리에는 대규모 물류센터도 함께 들어선다. 완공 시 기존 용인 공장 물류 시설과 합해 규모가 2만3000㎡에서 6만6000㎡로 약 2.5배 커진다. 하루 평균 출고 가능 물량이 이전보다 66% 늘어나게 된다.
현대L&C는 엔지니어드 스톤(인조대리석)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인조대리석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캐나다 1·2 생산라인에 더해 올 상반기 미국 텍사스 하넥스 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 하넥스 공장은 메틸메타아크릴(MMA) 계열의 인조대리석을 주로 생산한다. 주방 가구나 카운터 상판 등에 쓰이는 소재다. 병원, 학교, 박물관 등 상업시설 마감재로도 활용된다.
이 공장은 연 30만 장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체 하넥스 생산량의 약 40%에 이른다. 현대L&C는 이 공장 완공으로 글로벌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4위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리바트 가구에 현대L&C의 창호, 인조대리석 등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대리바트와 현대L&C뿐 아니라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과 협업해 리빙·인테리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