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이 기대치를 밑돈 것은 소비부터 투자, 수출에 이르기까지 민간 부문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도 상반기에 비해선 둔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2분기 정부가 재정 집행에 총력을 다하면서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는 1.2%포인트에 달했다.
3분기에는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0.2%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3분기 재정지출 절대액이 2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앞선 2분기 중 지출액이 워낙 급속히 늘다 보니 3분기에도 '플러스알파'를 창출하기에는 동력이 부족했던 셈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3분기 들어서도 재정지출이 상당폭 이뤄졌는데도 성장률이 0.4%로 나온 것은 재정지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간 부문도 좋지 않았다.
민간지출의 3분기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로 2분기(-0.2%포인트)보다는 나아졌지만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포인트로 2분기의 0.3%포인트에서 악화했다.
민간투자는 -0.7%포인트로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여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수출 감소세가 줄면서 순수출의 기여도가 플러스(1.3%포인트)로 돌아선 게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올해 2%대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4분기 중 1.0% 안팎의 성장률을 나타내야 하는데, 성장 추이로 봤을 때 이는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매크로팀장은 "4분기 1.0% 수준의 성장률은 잠재성장 속도를 훨씬 상회해야만 가능한데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며 "수출물량 반등을 기대해 볼 수는 있겠지만 나머지 부분이 뒷받침해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와 투자가 악화하는 것을 비롯해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상승률 등 주요 지수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연 2%대 성장률의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1%대로 내려앉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정부는 2% 성장률 달성을 위해 올해 마지막까지 재정 여력을 총동원해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긴급간부회의를 열어 "현재 경기 하방압력이 확대됐다는 점을 고려해 남은 기간 가용정책을 총동원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며 "4분기 불용을 최소화하는 재정 운용으로 제2추경(추가경정예산)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