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경영권을 확보하자마자 대규모 감원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전체 직원 중 30%가 잘릴 위기에 놓인 가운데 정작 위워크를 경영난에 빠뜨린 창업자 애덤 뉴먼 전 최고경영자(CEO)는 17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퇴직금으로 챙겨 나가면서 비난이 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영권 인수로 위워크 이사회의 새 의장이 된 마르셀로 클라우레 소프트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 규모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며 “감원이 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FT가 확보한 내부 메모에는 해고 규모를 언급하지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약 4000명의 인력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위워크 전체 직원의 30% 수준이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95억달러를 출자하고 지배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운영 자금으로 50억달러를 긴급 융자로 지원하고, 최대 30억달러어치 주식을 공개매입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지분 80%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위워크의 공동창업자인 뉴먼 전 CEO는 불명예스러운 퇴진에도 막대한 퇴직금을 거머지게 됐다. 뉴먼 전 CEO는 소프트뱅크에 넘길 9억7000만달러 가량의 지분 매각 대금과 향후 4년 간 자문료로 1억8500만달러, 이밖에 5억달러의 신용공여 등의 보상을 받기로 했다.

위워크의 전직 임원은 CNN에 “뉴먼은 아마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사기꾼 중 한 명인 게 틀림없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이사회 멤버도 “투자자들과 이사회는 뉴먼만 믿고 따랐다”며 “그의 결정으로 회사가 이 지경이 됐다”고 꼬집었다. 뉴먼 전 CEO는 무리한 투자와 도덕성 문제 등으로 기업가치를 폭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실한 위워크를 떠안았다는 소식에 소프트뱅크의 주가도 급락했다. 24일 도쿄 증시에서 소프트뱅크는 주당 4000포인트 선을 기록하며 지난 7월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