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을 앞둔 중소기업(50~299인)의 65%가량은 근로시간 단축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4일 내년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8.4%가 주 52시간제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에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준비할 여건이 안 된다’고 응답한 기업 비율도 7.4%였다. ‘준비 중’이라고 한 기업 중 51.7%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올해 말까지 준비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업체 중 45%는 일부 근로자가 주 52시간 초과 근로를 하고 있었다. 초과 근로 이유로는 ‘계절적 요인이나 긴급 수주에 따른 불규칙적인 업무 발생’(56%)이 가장 많았다. ‘업무특성상 설비 작동 중단 불가’(36%), ‘숙련 인력 등 대체인력 채용 어려움’(20.9%), ‘구인난’(6.7%) 순이었다.

주 52시간제 시행 유예가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도 58.4%에 달했다. 유예 기간으로는 ‘1년’이 52.7%로 가장 많았고 ‘3년 이상(27.4%), ‘2년’(19.9%)이란 답변이 뒤를 이었다.

주 52시간제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엔 70.4%가 ‘근로자 추가 고용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이어 ‘구인난 등 인력 부족’(34.4%), ‘조업 일수 단축과 생산 차질’(33.8%) 등이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중소기업의 유연근무제 사용 여부에 대해선 ‘사용 중’이란 답변은 11.8%, ‘사용 검토 중’은 8%에 그쳤다. 80.2%는 ‘사용하지 않으며, 향후에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주 52시간제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과 요건 개선’이 69.7%로 많았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과 요건 개선’(24.2%), ‘재량 근로시간제 대상 업무 확대’(12.1%)라는 답변도 많았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수시로 발생하는 불규칙한 업무 등으로 많은 중소기업이 주 52시간제 대비를 못하고 있다”며 “1년 이상의 시행 유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