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 다음엔 그래핀 띄우기…'테마주 전도사' 된 짐 로저스
지난해 대북 관련주 띄우기에 앞장섰던 짐 로저스가 이번엔 ‘그래핀 전도사’로 나섰다. 24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나노메딕스가 서울 여의도에서 연 기업설명회에서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은 나노메딕스 사내이사 자격으로 그래핀 홍보에 나섰다. 그래핀은 구부러져도 강도나 특성이 변하지 않고 전류 전달 속도가 빨라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은 (그래핀의 원료인) 흑연이 많고 한국은 그래핀 기술 개발을 하고 있어 향후 20년 내로 한반도가 세계 그래핀의 중심지로 뜰 것이라고 본다”며 “북한의 저임금 노동력과 중국과의 인접성 등을 고려하면 한반도는 모든 사람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나노메딕스는 비상장사인 스탠다드그래핀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로저스 회장은 2017년 스탠다드그래핀에 투자했으며 현재 이 회사 고문을 맡고 있다.

로저스 회장의 이런 행보를 놓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기술과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 투자에 나서기엔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핀 기술은 과거 미국은 물론 영국과 중국 등에서도 허위·과장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연구실에서의 결과가 좋게 나오더라도 대량 생산해서 상용화하는 과정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이 그래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작년 대북 테마주 투자를 주도했던 로저스 회장의 이력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로저스 회장이 코스닥 상장 리조트사인 아난티의 사외이사가 된 뒤 아난티는 대북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작년 1만원대 미만에서 올해 1월 3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1만1000원대까지 떨어졌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막연한 기대에 의존하는 테마성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